"기둥 줄거리가 어떻게 돼?" "닥터가 한 명 있어." "어떤 종류의 닥터?" "그냥 '닥터'야." "뭐 전공이 있을 거 아냐." "있더라도 밝히지 않아. 어쨌든 이 닥터가 멸망 위기에 처한 세상을 구하기 위해 시간 여행을 해." "다만 특수효과가 시원치 않다는 거야?" "정말 괜찮은 프로그램이야. 적어도 최근 나온 것들은 그래." "헨리 집에서 봐야 하는 이유가 있어? 가게에서 빌려다 집에서 봐도 되잖아?" "해봤는데, 아빠가 배경 음악 소리만 들렸다 하면 방에서 나와 내 옆에 앉아 같이 보잖아. 그다음은 알지?" "안 봐도 비디오다."-331쪽
"네 바텐더는 왜 너한테 화가 난 거지?" "나한테 화가 난 게 아니에요. 심사가 사나울 뿐이지." "그런 게 얼마나 됐는데?" "한두 달 정도요." "전에도 그런 일이 있었나?" "제 기억에는 없어요." "그럼 이번에는 왜 그러는 걸가?" "몰라요. 늙어가고 있으니 피곤한 거겠죠." "아무 일 없이 행복하게 잘 지내던 사람이 늙었다는 이유만으로 하룻밤 사이에 그렇게 된다는 거냐?" "글쎄요, 그런 말은 아니었지만." "명심해라, 이지. 네가 깨닫지 못하는 동안에도 지구는 돌고 있어." "네?"-359쪽
공지 수신:전원 발신:이자벨 스펠만 날짜:1998년 5월 17일 내용:중몸을 말몸으로 개칭합니다. 앨버트 스펠만이 바야흐로 쉰 살이라는 연령에 도달한 바, 중년의 위기와 유사한 현상들을 지칭한다 하여 붙여진 '중몸'이라는 명칭을 사용하는 것이 더 이상 적절치 않다는 판단을 하게 되었습니다. 하여 새로운 명칭을 만들었으니 이른바 '말몸' 즉, 말년의 몸부림이라는 뜻입니다. 새로운 상위 용어를 숙지해주시기 바랍니다. 이 내용은 곧바로 발효됩니다.-477-478쪽
헨리가 인정한 대화 시작의 기술 1. 잘 지내요? 2. 일은 어때요? 3. 별일 없어요? 4. 최근에 마음에 드는 영화 본 적 있어요? 5. 필요한 게 있으면 말해요. 내가 옆에 있으니까. 6. 맥주 가져다줄까요? 7. 맥주 한 병 더 가져다줄까요? 8. 한 병 더 할래요? 9. 위스키 드실래요? 10. 셔츠 멋지네요. 11. 신발 멋지네요. (주목:6번에서 11번까지 내 머리에서 나온 것들이다.)-47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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