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 - 영화로 읽는 ‘무진기행’, ‘헤어질 결심’의 모티브 ‘안개’ 김승옥 작가 오리지널 시나리오
김승옥 지음 / 스타북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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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시절 읽었던 김승옥의 단편소설 무진기행. 무진이라는 현실에서 존재하지않은 도시 그리고 무진을 무진답게 만드는 안개의 강한 이미지라는 것은 기억하고 있지만 책을 읽은지 오래되어 줄거리가 제대로 생각나지않은 상태에서 이번에 저자가 소설을 희곡으로 만든 이 책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주인공 윤기준은 무진 출신이지만 이제는 서울의 제약회사 중역으로 일하는 상태이고 반대로 하인숙은 서울에서 대학은 나왔지만 무진이라는 답답한 읍내에서 음악교사를 하면서 그곳을 떠나고싶어하는 상태이고 이들은 무진에 도착하는 버스에서 처음 대면을 하게 되죠.


희곡을 읽고 소설의 줄거리를 찾아보니 약간의 달라진 부분은 존재하더라구요. 원작 소설에서 남자는 버스를 타고 다시 서울로 올라가지만 이 희곡에서는 남자는 형사들과 함께 차로 무진을 떠나게 되는데 희곡에서 남자의 결말이 비극적으로 더 극대화되었다고 볼수도 있겠습니다.

 

무진이라는 곳이 주는 안개의 이미지는 주인공의 심리적인 상태를 의미하고 있기도 한 것 같습니다.안개가 낀 상태는 뭔가 마음속에 답답함이 있고 쉽게 거리를 분간할수 없는 시각적 제약을 주고 아마도 남자주인공의 경우 도시 생활을 했지만 그 도시생활은 본인이 원했던 삶이 아니었던 것 같고 또한 회사문제로 쫓기는 신세이기도 하니 그의 답답한 마음을 대변하는 장치로 안개만큼 적절한 것은 또 없을 것 같습니다.


소설과 희곡의 배경이 한국전쟁후의 시대라서 그런지 색안경, 다방, 전축등 그 시대의 소품들이 등장하고 있어 아련한 흑백시대의 모습들을 상상하게 되고 희곡을 따라 읽다보면 영화로 표현될 장면들이 자연스럽게 상상이 되더라구요. 과연 안개는 어떻게 효과적으로 영화에서 구현될지 혼자 고민도 해보았구요.


김승옥의 소설을 읽은지 거의 30년만에 다시 원작을 바탕으로 희곡화된 이 책을 만나게 되는 즐거운 책 읽기였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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