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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유토피아 - 에덴의 기억이나 예감이 없다면 숨을 쉬는 것도 형벌이다
에밀 시오랑 지음, 김정숙 옮김 / 챕터하우스 / 2022년 9월
평점 :
유토피아. 인간은 늘 현실에서 유토피아를 갈망하고 또 그 유토피아적인 세상을 실현하기 위해 다양한 제도를 만들어 왔죠. 예를 들어 사회주의 역시 공평한 분배에 대한 인류의 유토피아적인 세계를 구현하고자 했던 것이고 이상사회를 꿈꾸는 인간의 욕망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책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저자의 출신과 배경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루마니아 출신이지만 서유럽세계에서 대부분의 삶을 보냈던 저자이고 저자가 이 책을 출간했던 1950년대 후반의 경우 구소련이 맹렬하게 동유럽을 공산화시키고 서유럽과 냉전체제를 갖추어 가던 시대이기도 했었죠.
두번째 챕터인 러시아와 자유의 바이러스를 저는 매우 흥미로게 읽었는데요. 러시아의 경우 사회주의와 러시아정교로 서방민주세계의 기독교와는 묘한 대치의 관계에 있고 러시아가 프랑스등의 서유럽국가와 같은 체제나 운명을 가질수 없었던 부분에 대해 상당히 심도있게 저자는 다루고 있었습니다. 오늘날 현재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의 기나긴 전쟁과도 이 부분은 연장선상에 놓여있다고 할수 있는데 서방세계와 러시아와의 어쩔수없는 경쟁과 대립은 이미 오래된 시절부터 그 기원하였음을 이 책을 통해서도 알수 있었습니다.
저자는 루마니아어를 버리고 서방세계에서 프랑스어로 사고하고 글을 썼지만 동유럽도 아닌 서유럽도 아닌 중간인이었고 그래서 서로 다른 두 세계에 대해서도 냉소적인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고 할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인간이 이상사회로써 구현하고자하는 유토피아에 대해 인간의 역사를 통해 그 유토피아가 절대적으로 실편 불가능한 욕망에 지나치않음을 특유의 사유 방식으로 풀어내고 있다고 할수 있죠.
저자는 유토피아의 모습을 어둠이 없고 빛만 조존재하는 세계로 다양성과 갈등이 거의 없는 세계라고 표현을 했는데 그런 세상에서 인간은 결코 살수가 없으며 그런 유토피아는 너무 단조롭고 인간을 질식사시킬수 있다고 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사람들은 유토피아적인 세계를 꿈꾸는 것은 아마도 현실이 녹록치않고 모순이 많아서가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