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가이자 산림치유지도사인 저자의 숲과 숲이 우리에게 주는 치유를 담은 에세이인데 책을 읽고나자 바로 근처에 있는 숲을 찾아 나무를 안아주고 눈을 감고 시각이 아닌 청각으로 숲의 소리를 들어보고 숲에 사는 다양한 동물과 식물에게 인사를 하고싶다는 생각이 드네요.
스트레스가 들때 숲속을 산책하면 맘이 여유로워짐을 느낍니다. 그리고 우리는 눈이 피곤한 삶을 사는 현대인이기에 더욱 초록을 품은 숲을 자주 찾음으로써 눈의 피로도를 줄일수도 있죠. 그리고 무엇보다 숲은 우리에게 맑은 공기를 선사하는 인간에게 없어서는 안될 소중한 존재이기도 하구요.
아침 일찍 숲길을 걷다보면 나무와 풀들이 내어놓는 이슬을 만나게 됩니다. 저자는 이를 나무비라는 멋진 표현을 통해 일액현상을 이야기해줍니다. 그리고 이슬떨이라는 우리말이 있는데 이는 이슬이 내린 길을 걸을때 맨 앞에 서서 가는 사람이라는 뜻이라고 하네요. 한마디로 어려운 일을 헤쳐 나가는 선구자라고 할수 있는데 지금 우리가 잘 살아오는 것 역시 내 앞에 수많은 이슬떨이가 닦아 온 길이 있기 때문이라는 저자의 생각이 너무 아름답게 다가왔습니다. 그냥 지나칠수 있는 이슬에도 의미를 부여하고 그런 이슬을 사랑할수 있는 저자의 마음이 부럽기도 했구요.
매미나방의 이야기는 숭고하기까지 하더군요. 우리는 애벌레나 나방을 보면 먼저 징그럽다는 생각이 들기 마련인데 이들 역시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의 삶을 살고자하는 존재들이고 매미나방의 경우 어미는 알을 낳고 자기 앞가슴 털을 뽑아 알을 덮어준다고 합니다. 추운 겨울 알이 얼어 죽지말고 새가 봐도 모르라고 그런 숭고한 희생을 한다니 세상의 어머니처럼 미물의 동물이나 곤충도 자식을 위한 자기 희생은 대단하다고 할수 있죠.
저자는 쭉정이를 이용해 예쁜 블루길도 만들고 풍경도 만들었고 책에도 사진이 실려있습니다. 자연이 주는 것을 소중히 다루고 아끼는 저자의 마음이 너무 예쁘게 다가왔습니다. 씨가 되지 못한 쭉정이, 제대로된 열매가 되지 못한 쭉정이들 역시 쓸모있음을 그리고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것은 모두가 소중함을 깨달았습니다.
인간의 욕심으로 숲이 사라지고 있고 인간은 자연을 정복의 대상으로 어찌보면 자연을 끝없이 착취하고 있습니다. 자연은 주기만 하는데 인간은 보답을 못하고 더욱 자연을 희생시키고 있는 것이죠. 숲이 주는 신선한 공기, 나무가 주는 다양한 열매와 꽃, 그리고 목재들, 새소리, 풀벌레, 아름다운 가을 단풍. 이 모든 것들에 우리는 감사해야할 것 같아요. 자연과 함께 더불어 사는 인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