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는 모든 피가 검다
다비드 디옵 지음, 목수정 옮김 / 희담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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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는 영혼의 형제인 이 소설은 2021년 부커상 인터내셔널 수상작이기도합니다. 배경은 시대적으로는 1차세계대전무렵이고 장소는 아프리카의 세네갈로 볼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프리카를 두고 독일과 프랑스가 치열한 전투 공방을 벌이는 전쟁터의 모습을 담았는데요. 보통은 유럽인의 시각으로 바라본 책이나 영화와 달리 이 소설의 주인공은 세네갈의 사자를 토템으로 숭상하는 어느 부족의 청년이 그의 단짝 친구와 함께 전쟁에 참여하게 되고 매일같이 프랑스 장교의 명령에 따라 승산없는 싸움을 해야만 하죠.

 

예전에 봤던 1917이라는 영화와 같이 당시에는 독일군에 대항하기 위해 연합군은 참호를 만들어 그곳에서 생활하는데 참호생활은 그야말로 끔찍한 환경이고 병사들은 언제 죽을지도 모르는 전쟁터 현장에서 쥐들과도 치열한 사투를 벌일수 밖에 없는 열악한 환경속에서 생활을 해야하죠.


소설은 거의 나의 독백과 같은 이야기로 처음부터 끝까지 이어지고 등장인물간의 대사는 거의 없습니다. 주인공 나의 시선으로 바라본 1차 세계대전. 즉 전쟁의 무자비함과 비이성적인 모습을 잘 담아내고 있는데요. 어찌보면 아프리카 사람들은 자신들을 위해 전쟁에 참여했다기보다 자신들을 식민지로둔 프랑스군의 적인 독일군을 상대해야 하는 상황이다보니 더욱 그들에게 전쟁은 어처구니 없는 일이었을겁니다.

 

작품 속 주인공은 친구의 죽음으로 죄책감에 시달리면서 적에 대한 잔인한 복수를 하지만 그런 복수에 아군마저 두려움을 느끼고 결국 그는 전쟁터를 떠나게 됩니다. 주로 전쟁터의 모습을 그렸지만 이 작품속에서 주인공은 자신이 속했던 부족의 이야기도 우리에게 전달하고 있습니다. 자신의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같이 성장했던 자기 또래의 여성 이야기등. 그들 역시 자신들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식민지하의 희생양이 될수 밖에 없는 구조였던거죠.

 

신의 진실로 말하노니라는 표현이 자주 등장하는데요. 자신의 입이 아닌 신의 진실을 이야기한다는 것은 이슬람을 숭배하는 주인공의 종교적 배경이기도 묘하게 식민지배자인 프랑스 사람들의 신앙인 카톨릭과 비교를 할수 밖에 없게합니다. 신이 정말 현명하다면 전쟁과 같은 상황을 만들 인간을 만들지않았어야하는 것은 아닐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신의 진실이라는 표현에 의지하여 자신이 경험한 전쟁의 비극적인 이야기를 담고자 했던 것이고 전쟁의 광기로 인하여 처참하게 무너진 한 인간의 이성과 무자비한 집단의 광기를 말하고자 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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