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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땅의 쓰나미
장혜련 지음 / 바른북스 / 2022년 7월
평점 :
절판
북한이 예전에 고난의 행군 시절을 겪으면서 엄청난 북한 동포가 기아로 죽었다고 들었던 것 같은데 이 책을 통해 그 당시의 힘든 상황을 제대로 알수가 있었네요. 이 책은 이제는 한국에서 아들과 함께 행복한 삶을 살고 있지만 1990년대에 북한에서 살면서 대부분의 형제들이 아사하는 슬픈 일을 겪어야 했던 저자의 이야기인데 당시 북한의 상황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심각한 상태였고 정부기관마저 해결책이 없어 주민들이 스스로 먹는 것을 해결해야하는 끔찍한 상황이었더라구요.
저자의 경우 남편과 아들, 딸을 부양하기 위해 이른바 장마당에 나가 한푼이라도 벌어보려고 애를 쓰다가 큰 사기를 당하기도하고 목숨마저 위태로운 상황까지 벌어졌더라구요. 굶주림이라는 것은 엄청난 고통이며 저자는 주변에서 기아로 사람들이 매일 죽어나가고 누군가는 기아를 해결하기 위해 중국에 통신선을 팔아먹다가 잡혀 총살을 당하기도 했고 저자 역시 그 공개처형의 현장을 직접 목격했다고 하더라구요.
아울러 북한의 김일성이 죽었을때 대부분의 북한 주민들은 하늘이 무너지는 상황처럼 슬퍼했다고합니다. 철저하게 사회주의 교육을 받았기에 주민들에게는 당시 김일성의 존재는 태양과 같은 존재였고 그 태양이 사라졌다고 했을때 엄청난 충격이었나 봅니다. 사상적으로 철저하게 주민들을 세뇌시켜 그의 죽음에 모두가 애도를 표하는 것을 보면 정말 독재정치가 얼마나 무서운가를 제대로 알수가 있었습니다.
저자는 특히 엄마에 대한 안타까움이 가장 큰 것 같습니다. 어머니와 아버지 모두 해방 이전 조국의 광복을 위해 고군분투하였으나 북한 정권이 들어선 이후 제대로 항일 투쟁 경력이 인정받지 못하고 빈곤한 삶을 살아야했더군요. 김일성과 관계가 있는 독립운동은 영웅 대접을 받아 편안한 생활을 했지만 그와 관계가 별로 없었던 항일운동가들은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북한에서 행복한 삶을 살지 못했다는 것이 너무 안타까웠답니다.
이제 그녀는 한국에서 비록 몸은 고달파도 요양보호사로 일하면서 일에 대한 보람도 느끼고 행복한 삶을 살아가고 있고 그녀보다 한달 늦게 한국에 온 아들은 장성하여 결혼해서 손주까지 그녀에게 안겨주었다고하니 그나마 얼마나 다행이 아닐까싶지만 한편으로 그녀는 1990년대에 대부분의 형제들을 대기아로 잃어버려야했기 때문에 그리고 그녀의 어머니 역시 노년에 평안한 삶을 누리지 못했기에 여전히 슬픔은 불현듯 그녀에게 찾아오는 것 같습니다.
1990년대 북한의 어려운 경제상황을 이 책을 통해 만나게 되었고 당시 상황이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혹독하고 최악이었음을 알게 되었답니다. 그녀가 고생한만큼 행복한 삶을 한국에서 누릴수 있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