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 위의 산책자 나와 잘 지내는 시간 1
양철주 지음 / 구름의시간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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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종이위에 뭉툭한 연필로 평소에 자신이 좋아했던 소설이나 에세이 또는 시를 필사하는 즐거움에 대해 이야기하는 저자의 이 책은 그동안 생각해 보지 못했던 필사를 왜 하는지에 대한 답을 얻을수 있는 책이었어요.

 

종이 위의 산책자라는 제목답게 필사를 하면서 느끼는 다양한 생각과 추억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고 여기에 필사를 하면서 지샌 밤의 이야기나 필사하면더 듣기에 편안한 클래식곡도 소개받을수 있었답니다.


특히나 저 역시 슈베르트의 곡을 무척이나 좋아하는데 저자가 언급하는 슈베르트 피아노 소나타를 들으면서 책을 읽으면서 나도 한번 필사에 도전해 볼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저자의 표현처럼 필사는 수고로움이 필요하며 때론 오랜 시간 필사를 하다보면 손가락에 통증이 오기도 하지만 필사하는 시간과 공간에서는 나만이 오로지 내가 사랑하는 작가의 글을 제대로 품을수 있는 기회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평소에 좋아하는 책이 아름다운 문장에 밑줄을 긋고 그 의미들을 품을수도 있지만 필사를 하다보면 그 문장의 의미 하나하나가 내게 특별함으로 다가오고 필사의 시간동안 나 스스로를 보듬는 과정일 것 같습니다.

 

현대인에게는 바쁜 하루 하루 그리고 아날로그보다는 디지털적인 삶에 더 몰입하고 순간의 즐거움에 환호를 하지만 필사는 느긋느긋하게 천천히 옮겨 적으면서 좋아하는 글을 맘속에 새기고 또 새기는 마치 신의 응답처럼 다가온다고 합니다.


우연찮게 많은 부분에서 저의 과거 추억과도 맞닿는 지점들이 많음을 이 책에서 발견하고 조금은 놀랬답니다. 특히 저자의 할머니에 관한 회상과 추억 장면도 그렇고 가을이면 단풍잎이 너무 예뻤던 후암동길의 추억도 그렇구요.


저자의 연필 예찬론도 너무 멋졌답니다. 뭔가를 적기위해 볼펜을 쓰거나 아니면 주로 컴퓨터 자판을 의지하는 편인데 저자는 연필이 종이에 서걱거리는 소리를 사랑하고 흑연이 갖는 독특함과 오래된 연필이 주는 편안함을 사랑하고 있더라구요. 그러고보니 연필로 뭔가를 적어본지가 까마득한 옛날이 제겐 된 것 같습니다.

 

몇년동안 저자는 헤르만 헤세나 릴케의 작품등을 필사해왔고 오늘도 더디지만 지긋하게 필사를 하면서 종이 위에서 책 속의 아름다운 문장을 찾아 산책을 즐기고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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