놓았던 손 다시 잡으며
송용식 지음 / 마음시회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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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남도 남평과 서울을 오가는 저자의 에세이는 읽으면서 자연스레 고향 생각이 나더군요. 저 역시 나주에서 고등학교 시절까지 보냈기에 이 책은 너무 반가웠고 남평하면 떠오르는 드들강처럼 에세이 속에 등장하는 드들강의 풍경이 자연스럽게 그려졌습니다.

  

저자의 아버님이 정말 멋진 분이셨던 것 같습니다. 농사짓기에도 바빴던 그시절 어디선가 희곡을 구해와서 마을 사람들과 연극 공연을 준비하셨다니 저자의 문학적 소질은 아마도 아버님에게서 물려받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봄부터 가을까지 소를 데리고 나가 들판에서 꼴을 먹였던 소를 무심하게도 아버지와 함께 영산포 우시장으로 팔아야만 했던 저자의 추억이나 일꾼들을 위해 엄마가 심부름시켰던 막걸리 주전자에서 몰래 한 두모금 마시고도 모른채 했던 글에서는 비슷한 경험을 했던 사람이 가질수 있는 공감대가 더욱 깊이 다가오더군요.

 

 

노들강에 봄이면 멋지게 피어있을 유채꽃의 흐드러짐도 보고싶고 그 강의 가을이 또 선사할 코스모스의 들판도 가보고싶어지네요. 남평살이를 통해서 저자는 자연에서 주는 노동의 신성함과 즐거움을 알게 된 것 같고 그동안 바쁘게 살아오면서도 열심히 공부를 해왔고 어린 시절부터 간직했던 문학과 미술등에 대한 꿈을 이제는 제대로 펼치고 있는 것 같아 너무 부럽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한편으로 저자의 수필뿐만 아니라 저자의 지인들의 수필까지 동행수필이라는 식으로 함께 이 책에 실려서 너무 좋았습니다. 저자의 아름다운 인연들이 써 내려간 수필은 저자의 글과는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더라구요. 마치 몇명의 수필집을 한권의 책에 담아두어 수필 선물세트를 받은 느낌도 들었구요. 특히 어머니와 고향길, 그리고 영정사진이라는 동행수필은 읽어 내려가면서 알싸한 무언가가 툭 제 맘속에도 떨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아름다운 우리말을 잘 꺼내어 예쁘게 써 내려간 그의 수필속에서 묻어나는 연륜과 세월의 흔적 그리고 소중한 추억, 아내분과의 든든한 사랑이 느껴지는 작품 흐뭇하게 읽어가면서 제 마음 역시 편안해지는 것을 느낄수 있었네요.

 

남평살이에서 더욱 남평의 아름다움을 가득담은 시와 수필로 계속 우리에게 찾아와 주시길 바라봅니다. 아마도 지금 봄비에 몰라보게 자라있을 잡초를 열심히 뽑고 계실지도 모르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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