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살 소년이 바라본 코로나 시대의 가족과 사회

이태리 아파트먼트 - 팬데믹을 추억하며
마시모 그라멜리니 지음, 이현경 옮김 / 시월이일 / 2022년 2월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여전히 계속되는 코로나의 위기. 한국도 그렇지만 이탈리아의 경우 록다운을 포함해서 엄청난 희생을 치렀고 지금도 여전히 백신패스 등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를 단행하고 있죠.

이 책은 미래 2080년 시점의 할아버지가 자신이 손자 손녀들에게 2020년대 자신이 겪었던 코로나로 인해 갑작스럽게 펼쳐쳤던 한 아파트 이야기를 우리에게 들려주는데 꼬마소년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당시의 풍경들이 무척이나 우리의 현재와 닮아있어 읽으면서 공감을 하게 되더라구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코로나로 인해 록다운 상황이 계속되면서 가족이 모두 함께 살아가게 되고 소년은 특히 자신에게 무척이나 낯설고 엉뚱한 무책임한 아버지라는 사람에게서 서서히 동질감을 갖게되고 아버지를 진짜 자신의 아버지로 인정하게 되는 과정이 담아있답니다.

할머니와 카를로 할아버지의 아름다운 정신적 사랑도 무척이나 빼놓을수 없는 부분이고 티격태격하면서도 다시 재결합의 희망을 보게 된 아버지와 어머니의 모습, 그리고 당시 어떤 식으로 이웃들이 록다운 상황에서 서로를 보듬고 이해하고 싸우고 그러면서 위기를 넘기는지를 동화같지만 현실감있게 잘 그려내는 작품이네요.

그래서 이탈리아 밀라노 어느 아파트의 이야기이지만 전세계 지구인의 현재 모습이 투영이기도 했고 소년은 어리지만 주위의 다양한 사람들을 관찰하면서 자신의 눈으로 당시의 모습을 그려내어 순수한 소년의 모습도 들여다 볼수 있고 한 가족이 어떻게 화해하는지도 제대로 볼수가 있답니다.

원제는 아주 오래전 그때라고 합니다. 우리가 언젠가는 이 코로나 위기를 극복하고 코로나를 한때의 힘들었던 기억으로 회상할수 있는 그런날이 조만간 왔으면 좋겠네요. 그리고 코로나로 인해 대부분 힘들지만 이런 때일수록 가족의 의미를 되새겨보고 주변 사람들에 대한 관심과 사랑을 제대로 표현할수 있음 좋겠습니다.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이또한 지나가리라, 좋은 날이 조만간 올거야. 우리가 우리 스스로 그런 믿음을 가지면서 서로를 다독이길. 그러고보니 오늘 정월대보름이네요. 오늘밤 정월 대보름달을 보면서 간절히 기원해 보겠습니다. 코로나가 종식되고 우리 모두 마스크를 다 벗어던지고 서로를 안아주며 웃을 날이 꼭 오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