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채봉문학상 대상작품이란 타이틀에 기대감이 더 있었습니다. 기본적으로 심사평처럼 '탄탄한 문장력이나 점진적으로 흥미를 끌어냈다는 점'에 공감합니다. 짧은 단문으로 써진 글은 행동서술 위주이기에 아이들이 쉽게 읽어낼 만한 글이더군요. 다만 화려한 그래픽에 익숙한 아이들이 보기엔 너무나 순박한 삽화라, 그 부분이 조금 아쉬웠어요. 마음에 드는 예쁜 그림, 컬러감이 살아있는 삽화 한 두장만 있어도 잘 읽거든요. 그리고 조금은 빡빡해보이는 분량이 마음에 걸립니다. 내용은 3~4학년용 같은데 그림이나 분량, 구성은 5~6학년용이란 생각에 편집부분에서 조금 아쉬웠습니다. 하지만 그런 단점은 작가의 재미있는 시선과 주제로 상쇄됩니다. 발찌결사대의 주인공은 '초록목'이란 비둘기입니다. 공원에 사는 비둘기들은 ' 인간의 기분을 언짢게 하거나 놀라게 하면 안된다'는 내용의 '구구뒤뚱법' 에 따라합니다. 그래야만 사람들이 좋아하고 먹이도 얻을 수 있기 때문이죠. 비둘기들은 경찰비둘기 감시속에 날개를 사용하기 못하게됩니다. 닭처럼 뒤뚱뒤뚱 걷는 닭둘기 신세에다 꿈과 자유를 잃은 것은 물론이고 정해진 모이만 받아먹고, 알도 낳지 못하는 처지가 어쩐지 우리 학생들과 닮았다는 생각이 들어 한편으론 짠했습니다. 여하튼 이런 강압적인 비둘기 사회에서 발목에 빨간 풍선 주둥이를 낀 '초록목'은 다시 날고 싶다는 꿈을 꿉니다. 그리고 다른 몇몇 동지들과 함께 '발찌 결사대'들어 함께 꿈을 꾸고 상상하고 노력해서 마침내 꿈을 이뤄낸다는 내용입니다. 요약한 내용만 보면 교훈적인 내용이라 식상해할 것 같단 생각도 들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아요. 가볍게 읽을 수 있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문장이라 아이들에게 권해보셔도 좋을 듯 싶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