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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제목을 보자마자 읽고 싶어진 책입니다.
시인의 책상,
무척 특별한 곳일 것 같았거든요.
시인은 오롯이 혼자만의 시간을, 가장 많은 시간을 책상에서 보낸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그렇기에 삶의 정수를 담아내는 현장, 바로 그곳이 시인의 책상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책을 받기 전부터 두근거렸고 과연 어떤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을까, 궁금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여러 시인들과의 만남이 유쾌했습니다. 내용이 유쾌하다기보다 그 분들의 속내와 일상을 여과없이 드러내고 있는 글이었기에 저 역시 솔직한 감정과 태도로 읽을 수 있었습니다. 발화내용의 이면에 담긴 무언의 생각이나 감정을 고민하여 해석하지 않아도 그대로 전달되는 아픔, 고민, 방황 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일반인과 다르지 않음을 확인시켜주고 있어 더더욱 반가웠습니다. 문학에 대한 철학적 사색보다 시인으로 살아가는 일상의 단편을 마음내키는대로 적어놓은 글이라 특유의 편안함이 있습니다.
그리고 자신과 코드가 맞는 시인을 발견한 기쁨은 아마 책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이해할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저도 우연히 한 분 발견했습니다. 꼭 제가 쓴 글인 것 마냥,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글을 읽으며 행복했습니다.
"처음으로 책상 앞에서의 무력함을 절감하던 그때 이후, 그것을 떨쳐내지 못한채 지금도 나는 책상 앞에 앉아 있다. 무력한 책상 앞에 앉아 책상의 무력함을 절감하며 시의 무력함과 사랑의무력함에 대해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나에게 시를 쓰는 일은 무력감을 견뎌내는 일이고 여전히 나는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채로 책상 앞에 앉아 있다. 쓴다는 것이 무엇인지, 쓰면서 살아간다는 것은 또 어떤한 것인지 알수 없는 그 모든 것들이 책상 위에 가만히 놓여 있다.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아무것도 할 수 없다. 그러나 알 수 없는 것들과 할 수 없는 것들이 나는 싫지 않다. 아무것도 알 수 없고 아무것도 할 수 없을 때 우리는 사랑에 가까운 것이 되는 샘이으로." p22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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