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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중의 중국 이야기 1 - 떠오르는 용, 중국 ㅣ 김하중의 중국 이야기 1
김하중 지음 / 비전과리더십 / 2013년 1월
평점 :
품절
#1.
중국과의 첫 만남은 99년 배낭여행부터였다. 그 당시만 하더라도 직접 경험한 중국과 신문으로 만나는 중국은 상담한 괴리감이 있었다. 기자의 시선과 일반인의 시선, 기자가 만나는 사람과 한 개인으로 만날 수 있는 사람은 그 목적도, 내용도 다르니까, 라고 생각한다면 그럴 만도 했다. 그렇기에 더더욱 직접 중국을 경험하리라 마음먹었다. 20kg이 넘는 배낭을 짊어지고 다니면서 잠은 대학교 유학생 기숙사에서 청하고 거리의 쫑즈를 먹으며 다니기 시작한 중국은 외국인에게 호의적이며 예의바르고 외국어를 유창하게 하는 소황제가 자라고 있었으며 , 유교문화에 대한 자부심과 부에 대한 건강한 시각을 가진 사회였다. 물론 빈약한 경제기반시설 때문에 한숨이 나오기도 했지만, 신문에서 봐왔던 영악한 상인기질과 공격적인 공상당의 모습은 볼 수 없었다.
[김하중의 중국 이야기]도 그런 맥락에서 보면, 주중대사이기에 대사로서의 신분에 맞게 논란의 거리를 제공하지 않는 범위에서 객관적이고 논리적으로 중국을 바라보며 쓴 이야기일 것이다란 선입견이 있었다. 그로 인해 일반인이 느끼는 중국과 괴리가 있지 않을까 하는 기우도 있었다. 하지만, 그는 주중 대사로 있으며 직접 관료들을 만나고 재중한인들의 고초들 들으며 양국 간의 민감한 사항을 조율했던 경험으로 이 책을 썼다. 모호한 점은 모호하다 말하고, 민감한 부분 역시 피하지 않고 자신의 주장을 넣어 설명하고 있다. 중국어를 전공하고 그 누구보다 오랫동안 주중대사로 있으면서 조사했던 자료와 경험이 있기에 그는 자신의 목소리로 당당히 서술하지만 객관성을 잃지 않고, 편협하지 않은 시각으로 책을 쓸 수 있었던 것 같다.
#2
이 책이 가진 무수히 많은 장점 중 하나를 꼽자면, 사람들이 그동안 무심코 쓰던 용어에 들어있는 사회 문화적 배경과 그로 인해 유추할 수 있는 중국의 미래를 명확히 느낄 수 있다는 데 있다. “농민공”, “단위”, “태자당, 비서당”에 숨어있는 중국 사회의 특징,“도광양회”로 표현되는 중국외교, 중미관계를 표현한 “건설적 동반자관계”나 한중관계를 표현한 “전면적 동반자관계”에 담긴 뜻과 외교입장 등 중국사회를 이해하는데 기틀이 될 만한 내용이 대부분이다. 그리고 [속성중국과외]라고 부를 만큼 알짜배기 조언이 실려 있는 부록편은 초보사업가에게 꼭 읽어보라 권하고 싶은 내용들이다.
“모든 것이 단위에서 시작하고 단위에서 끝난다(...) 이것은 중국에서는 어느 누구도 다른 부서 일에 관여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의미하며 흔히 말하는 실세라는 존재가 없다는 것을 말한다. 누구든지 자신이 속한 단위의 방침, 나아가 상부의 방침에 따라 움직이기 때문이다. 만일 어느 누가 자신의 단위가 아닌 다른 단위의 일이 해결되도록 도와주겠다고 말하면 이것은 거짓말이거나 아니면 무언가 복선이 깔린 제의로 볼 수 밖에 없다 (p321)”,
“콴시보다 중요한 것이 중국의 이익이다(p321) ”
“앞으로의 계획을 지나치게 이야기하지 말라(p323)”
최근 신문에 실린 중국의 모습을 보면 “단위”보다는 “개인”으로 “중국의 이익”보다는 “개인의 이익”을 우선시 하는 것 같지만, 여전히 중국은 “단위”로 움직이며, “중국의 이익”을 생각하는 공산당이 중국전반을 움직인다. 이 점을 간과하지 말라는 대사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 했다.
#3.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361페이지에 달라는 방대한 내용에 맞는 사진이 단 한 장도 없다는 점이다. 물론 뒤에 중국 관료들과의 함께한 사진이 실려 있긴 하지만 신문에서 볼 수 있었던 사진이라 눈길을 끌지 못한다. 분명 주중대사로 재임하는 기간 동안 기자나 일반재중한인들이 가보지 못하는 곳도, 향유할 수 없는 문화도 체험하셨을 텐데 그런 사진을 첨부했더라면 이 책의 가치가 더 빛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