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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의 사춘기 - 서른 넘어 찾아오는 뒤늦은 사춘기
김승기 지음 / 마젠타 / 2013년 1월
평점 :
절판
#1. 이 책에 대한 느낌은?
정말 커피 한 잔 마시며 다 읽어 버린 책입니다. 200페이지 남짓한 두께지만 천천히 읽어서 2시간 만에 완독했어요. 꼭 작가 김승기씨와 상담을 받는 듯, 읽을 수록 편해지는 책이에요. 책에 제시된 다양한 사례가 저와 꼭 일치한다고 말할 수 없지만, 30대 다양한 역할갈등을 겪으며 혼란스러운 감정을 느끼는 사람에겐 추천하고 싶을 정도로 도움 되는 내용이 많이 들어있는 것 같아요. 특별히 논리적이며 전문적인 상담내용이 나오지는 않아요. 그렇다고 평범한 일상 수다도 아니죠. 뭐랄까~ 묘하게 단조롭지만 단정한 문장을 읽다보면 마음이 차분히 다스려지는 내용이에요.
#2. 무엇을 위한 심리 에세이인가?
강상중씨가 쓴 [살아야 하는 이유]란 책에 보면 "베스트 원"이 아닌 "온리 원"이 되고자 하는 것조차 진짜 찾기의 문화적 현상이란 말을 합니다. '진짜를 찾아라' 는 때론 강박관념이 되어 우리를 괴롭히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봐야 한다는 말이죠. 어른들의 사춘기 역시 하나의 문화적 현상이 아닐까 생각하는데 동의했던 1인이었는데...흠...이 책은 문화적 현상이 아니라 예전부터 있었던 문제였지만, 문제라고 생각되지 않고 무심히 지나쳤던 일들이 쌓여 우리를 힘들게 한다. 그러니 그런 문제들을 좀더 세심하게 살펴보자는 쪽이더군요.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온리 원"이 되기 위한 심리 에세이입니다.
#3. 공감가는 내용
3-1. 가족들, 지인들 부탁을 거절 못해 정작 자신만의 시간을 갖지 못하는 나에게 그는 말합니다. " 착한 여자이기보다 자신을 사랑하는 여자가 되세요"라고... 제 상황을 말한 적도 없는데 꼭 모두 알고 있어요.라고 말하는 것처럼 가슴에 속 박히는 내용을 적어주셨어요.
"때로는 자기 주장도 하고 필요에 따라 거절도 잘한다면 모든 사람에게 좋은 사람이 될 수는 없다. 하지만 그 반대의 경우라면 정작 자신을 돌보지 않는 사람일 타산이 높다. 즉, 자신만 손해보는 입장에 처해지기 쉬운 사람이다.(p46) (....)살아가면서 타인에 대한 배려도 좋지만 내 존재가 우선이다. 남을 먼저 배려하다 보면 내 존재가 흔들린다. 내 중심을 확실하게 잡아야 하고, 그래야 자신과 맞는 사람들이 주위에 서게 된다(p49). "
3-2. 툭하면 아무것도 아닌 일에 화내는 친구에게 그는 말합니다.
"누가 뭐랬다고 금세 화를 내거나 기분이 상하는 사람은 자존감이 아주 낮은 사람이고 이렇게 낮은 자존감은 여러 면에서 행복한 삶을 방해한다. 자존감이 낮은 사람은 쉽게 열등감에 빠지고 누군가 그 열등감을 건드리기만 하면 쉽사리 기분이 나빠지거나 화를 낸다. 그리고 스스로도 그 열등감 때문에 쉽게 무력감을 느끼고 자주 좌절한다. 그래서 낮은 자존감은 대인관계에서 문제를 일으킨다. 툭하면 아무것도 아닌 일에 오해를 하여 자신과 타인을 힘들게 하고 자신을 무시한다고까지 생각하니 원만한 사회관계를 형성하기란 수월하지 않다.(p70) 그러니 낮은 자존감 때문에 여러가지 문제를 겪는다면 이렇게 써 놓고 외쳐보자. " 내가 즐겁게 생활하며 맡은 일을 매 순간 충실히 잘해나간다면, 사람들은 나를 긍정적으로 평가할 것이다. 무엇보다 나 스스로가 나 자신을 존중하게 될 것이다."(p72)
3-3 끊임없이 남을 의식하는 사람에게 그는 말합니다.
"우리를 가장 힘들게 하는 것은 완벽하려는 것과 남을 의식하는 것이다. 어쩌면 이 두가지는 결국 한 가지 말이기도 하다. 완벽하다는 것은 성장과정에서 부모나 사회가 요구한 기준에 부합하려는 노력이고 그 기준을 어른이 되어서도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야말로 남을 의식하는 것이다.(p113)
페르조나는 본래 연극 배우가 쓰는 탈을 일컫는데, 타인이 요구하는 가치관이나 역할 행동을 자기 것인 양 동일시해서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을 말한다. (p114) 자아가 점점 성장하면서 이 페르조나를 벗어던지는 과정은 반드시 필요한데, 그 페르조나를 다 벗고 나름의 주체성을 가진 인격체가 바로 어른이다.(p115)
과대한 기대치의 페르조나에 자신을 맞추어 살며, 그것에 못 따라가면 어쩌나 하는 생각 때문에 불안해하고 우울해지고 그러다 자신감마저 약해진 것이다. 현대는 개성 사회다. 가치관이 저마다 다르지. 똑같은 일을 해도 어떤 사회는 잘했다 하고 어떤 사람을 비난을 하며 어떤 사람을 관심도 없을 것이다. 그런데 너는 평가에 있어 모든 사람에게서 칭찬만을 원했고 그렇게 되려고 노력했어. 사실 모든 사람에게서 좋은 평가를 받는다는 건 망상이야. 또 그럴 필요도 없다. 네가 할 수 있는 것은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것이다. (p117)
전체적으로 남자보단 여자분들이 공감하는 내용이 많은 것 같습니다.
3-4. 행복측정지수? (p61~62)
전 행복하다고 생각하는데 점수론 60점이 나오더군요~ ^^;;;;; 흑..점수에 혹 하진 마세요~

#4. 기타
사실 전 책 디자인이나 질감, 사진 글씨체 등도 보는 편인데, 매우 만족스러워요. 띠지도 예쁘지만 띠지를 벗겨낸 단정한 표지가 더 마음에 들어요. 그리고 글씨도 중요한, 독자가 놓치지 말았으면 하는 문장에 글자크기나 색으로 강조하고 있구요~ 아~ 저자가 신경 써서 집필했구나 혹은 편집자가 신경 많이 썼구나 하는 느낌이 팍팍 오는 책이에요~
책 표지 사진

전문의이자 시인인 작가가 쓴 시와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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