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탁기가 그랬던 것처럼, 경구 피임약이, 텔레비전이, 페이스북이 그랬던 것처럼, 이 기계도 인류 문명의 모습을 바꾸리라고 나는 예상한다. 일과 놀이의 구분이 사라지거나, 어쩌면놀이 자체가 없어질지도 모르겠다. 세상은 아마 더 얄팍해질것 같다. 이건 기본적으로 피드백을 빠르게 줘서 정신을 붙잡아 두는 기계니까…………. (모든 작가가 이 기계를 착용하고 글을 쓴다면 신간 코너에 어떤 책들이 많아지겠는가?)하지만 넘어가자. 세탁기와 경구피임약과 텔레비전과 페이스북의 발명자들도 자신들이 세상을 어떻게 바꿀지에 대해 아무 생각이 없었지 않은가. 내가 지금 해야 하는 일은 따로 있다. 이제 퇴고를 해야 한다. 여기까지 쓰는 데 아홉 시간십칠 분이 걸렸다. - P1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