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버리호는 목적지를 향해 느리게 움직여 간다.
즐거움의 도시는 승객들을 위해 준비된 완벽한 세계다.
이제 우리는글로버리가 우리를 위한 곳이 아님을 안다.
그래서 우리는 끔찍하게 따분한 방으로 서로를 숨긴다.
잔잔한 바람을 맞고 시시한 농담을 나누며, 하품 나오는 카드 게임을 하고 세상에서가장 지루한 이야기를 쓰며 느린 혁명을 모의한다. 언젠가 한날한시에 모든 놀이터가 문을 닫는 상상을 하면서. 저 바깥에서 승객들이 지루함에 몸서리를 칠 때 그것을 보며 까르륵웃는 모습을 그리면서. 우리의 규칙이 글로버리를 지배하는꿈을 꾸면서.
그날은 아무도 죽지 않고 아무도 파괴되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여전히 우리는 그럭저럭 즐거울 것이다. - P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