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라울 것도 없이 우리 삶은 종종 비참하다. 사실은 자주, 우리 삶은 존엄하지 않다. 전신이 너덜해지도록 애쓰고 뛰고 서두르다 지친다. 우리가 이런 것을 참아내는 이유가 오직 돈벌이 때문이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보통은 그런 이유로 인간의조건까지 고민하면서 남아 있지는 않는다. 사실 이런 걸 감당하고도 남을 이유가 될 만큼 급여를 많이 주지도 않는 것 같다. 다들 그런 일을 당하면서 일하고 사는 거라면 그럴 수도 있겠다싶다. 하지만 그렇게까지 해서 살아가는 사람이 태반이라면 이시스템은 정말이지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
- P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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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은 사람이 사람을 돌보는 곳이다. 돌봄을 받는 사람은 환자이고, 돌보는 사람은 의료인이다. 시장 논리로 볼 때 병원 수익 창출의 핵심은 환자가 돈을 많이 쓰게 하고 의료인을 적게 고용하는것이다. 그 의료인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바로간호사다. 다시 말해, 시장에 맡겨진 병원은 수익 창출을 위해 착취를 강화하고 그 착취는 권위주의를 조장하며 그 권위주의는 간호사들에게, 특히 가장 약한 고리인 신규 간호사들에게 ‘태움‘이란이름으로 쏟아진다.
그렇지만 이런 분석을 내놓는다고 해서 한국 사회에 대단한 공감대가 형성되는 것도 아니고 간호사들이 갑자기 각성해 들고일어나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사회적 공감대를 넓히고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실제 간호사들이 어떤 현실에 놓여 있는지 구체적으로 들여다보고, 그들을 그렇게 방치하는 것이 우리 사회에 어떤의미를 갖는지 자분자분 고민해보는 작업이 필요하다. 간호사들스스로도 값싼 ‘힐링‘을 넘어 진정 ‘태움‘의 울타리를 걷어내기 위해서는 이러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우리가 김수련 간호사의 책을읽어야 할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너를 아끼고 사랑하는 게 분명한 사람들을 떠올렸으면해. 그 사람들의 마을을 기억해서, 네 자존감과 네 마을을 무너뜨리는 일 앞에서 방패로 삼을 수 있었으면 좋겠어. 나도 너에 대한 애정으로 함께하고 있다고. - P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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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보이는 저들 모두의 행복과 미래에 대한 갑작스러운 신념, 저 얼굴들에 빛나는 환한 웃음이야말로 알랑의 일생일대 걸작이나 마찬가지다. 2미터가 남자 누나가 깔깔거리며 웃음을 터뜨린다. 튀바슈 부인은 난데없이 어린 시절 유치원 마당에 들어서는 엄마의 얼굴을 바라보듯 가까워지는 아들의 얼굴을 내려다보고 있다. 이제 알랑의 임무는 완수된 것. 순간....… 그는 손을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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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좋아하는 건, 꼭 하나일 필요도 없고, 앞으로도 계속해서 변할지도 모르잖아. 나는 나에게 되도록 많은 가능성을열어 놓고 싶어.‘
이레의 말처럼 모든 것은 변할 것이다. 계절이 순환하듯소원도 계속해서 변해 가고 계속해서 좌절할 것이며 또 계속해서 후회할 것이다. 어른이란 후회를 안 하는 것이 아니라,
후회 자체에 익숙해지고 그것 또한 삶의 한 부분이라고 인정하는 사람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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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꽃을 보지 않는다. 꽃이 너무 작아서 보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에겐 시간이 없고 무언가를 보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마치 친구를 사귀는 것처럼." 앞서 자연을 돌볼 여유가 없는 현대인의 삶을 안타까워했던 조지아 오키프의 말이다.
어쩌면 그녀도 꽃을 통해 나와 비슷한 걸 느끼고 경험했을지도 모른다. 사람이 식물을 키운다고 생각했는데 식물이 사람을 보살피고 있었다. 서로를 챙기며 의지하는 친구가 있어 오늘도 든든하다. - P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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