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탄이 절로 나오는 예쁜 도시락 레시피

<여보의 건강 도시락>을 읽고 리뷰해 주세요.

여보의 건강 도시락
김주리 지음 / 비타북스 / 2010년 5월

2남 4녀를 키운 엄마는 어떻게 아침마다 도시락을 준비했던 것인지 상상이 가질 않는다. 그런데도 매일 새로운 반찬을 해주지 않는다고 투정을 부리곤 했으니 지금 생각하면 참 부끄럽다. 가끔 엄마가 예전에 싸주었던 도시락 반찬들이 생각나곤 한다. 지금은 직접 만들어 보아도 그때 그 맛이 나질 않는다. 아마도 엄마의 사랑과 정성이 가득 담겨 있었기에 그런 맛이 났을 것이다. 요즘은 급식이 있어서 도시락 쌀 일이 거의 없지만 가끔 아이가 견학이나 소풍을 가면 내내 신경이 쓰이는데 어떻게 매일 도시락을 싸주었던 것인지 존경스럽기만 하다.

'여보의 건강 도시락' 책을 보자마자 '꺄~아~악'이란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너무도 사랑스러운 도시락을 보고 있으면 군침이 돌고, 이렇게 예쁜 도시락을 싸주면 얼마나 좋아 할까 하는 상상으로 즐거워진다. 요즘은 신랑이 종종 집에 와서 점심을 먹는터라 도시락 싸 줄 일은 없지만 가끔 이렇게 도시락을 만들어 보면 좋을 것 같다. 아이에게도 이렇게 예쁜 도시락을 싸주고 싶다. 결혼해서 살다 보니 먹고 돌아서면 '다음엔 뭘 만드나?' 고민하니 음식을 만들고, 먹는 일이 그다지 즐겁지가 않아진다. 오죽하면 남이 해준 것이 제일 맛있단 생각이 들겠는가... 

계절, 일품, 피크닉, 캐릭터 도시락 등 다양한 종류의 69가지 레시피가 소개되어 있는데 미처 생각지 못한 통통 튀는 아이디어가 샘솟는 도시락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요리 학원을 다니면서 태극 김밥 같은 것을 만들어 보았는데 이 책에는 예쁜 김밥 모양도 많다. 주말에 대둔산에 놀러 가기로 해서 김밥 재료를 사왔는데 이번에 한번 만들어 봐야겠다. 같은 재료라도 어떻게 만드느냐에 따라 그 모양이 달라지고, 맛은 전혀 다르게 느껴진다. 먹는 즐거움에 보는 즐거움이 더해지면 기쁨은 배가 된다.

식재료 손질 방법, 도시락 선택 노하우, 싸는 요령, 똑소리 나는 조리법 등 알찬 정보가 많아서 무척이나 즐겁게 보았다. 특히 캐릭터 도시락과 계란 지단 붙이는 방법들이 기억에 남는다. 늘 하던대로 하고 변화를 몰랐는데 계란 지단 하나도 격자 무늬, 줄 무늬로 하니 색다르면서도 보기가 좋았다. 도시락 하나를 싸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를 알 수 있다. 같은 여자라도 매일 이렇게 정성을 담은 도시락을 싸주는 아내는 정말 사랑스럽게 보인다. 늘 하는 일이라고 즐기지 못하고 억지로 할 때도 있었는데 이젠 음식 하나에도 마음을 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