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된 장난>을 읽고 리뷰해 주세요.
못된 장난 마음이 자라는 나무 22
브리기테 블로벨 지음, 전은경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09년 11월
평점 :
절판


인터넷 세상이 되면서 실제 만나 부대끼며 어울리기 보다는 온라인 상으로 소통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글이란 것이 생각을 모두 담아 낼 수는 없다. 짧은 글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서 오해가 쌓이고 결국 사이가 틀어져 버리기도 한다. 잠깐 기분 언짢은 정도로 끝나면 그나마 다행이라고 할 수 있다. 악의성 글들이 자살로 사람을 몰아가는 것을 심심찮게 접하고 있다. 어른들도 견디기 힘든 사이버 테러는 아이들에게 엄청난 폭력으로 평생 상처로 남을 수 있다.

 

'못된 장난'은 사이버 스토킹을 소재로 한 성장 소설이다. 명문가로 전학을 간 한 소녀가 겪는 일들을 보여주고 있는데 읽는 내내 마음이 아팠다. 전학으로 낯선 환경을 맞는 13살 소녀 스베트라나가 친구들의 악의적인 사이버 스토킹에 점차 밝고 강한 모습을 잃고 병들어 가는 과정은 소름이 끼치도록 무서웠다. 요즘 들어 왕따를 다루고 있는 책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도 세태를 반영하는 것 같아 안타까웠는데 이렇게 사이버 스토킹으로 인해 병원에 입원을 하게 되는 과정을 적나라 하게 접하고 나니 가슴이 답답해진다.

 

꿋꿋하게 버틸 것 같은 소녀가 결국엔 친구들의 악의적인 묘사처럼 점차 변해가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못된 장난'이란 제목은 한없이 가볍게 들린다. 장난이 아니라 범죄다. 하지만 한편으로 생각하면 가해자였던 아이들 또한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명문학교지만 가정불화로 인해 쫓기듯 기숙사로 보내진 아이들, 부모의 사랑을 받지 못하고 하나의 공동체 속에서 생활하는 아이들에게 그룹에 끼지 않고 자신만의 소신으로 살아가는 일 또한 결코 쉬운 일이 아니란 것을 알기에 속상한 마음이 더욱 컸다.

 

유명 브랜드를 따지고, 부모의 직업, 재산 정도가 친구를 사귀는 기준이 되는 것은 비단 책 속 이야기만은 아니다. 요즘은 유치원생들도 '어디 아파트에 살고 있는지....' 묻는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씁쓸해 하던 기억이 난다. 아이들이 이런 생각을 가지고 친구를 대하게 된 것은 어른들의 책임도 크다. 친구를 사귐에 있어서 보다 유연한 시각으로 아이의 판단을 믿었는지 생각해 볼 문제이다. 요즘 현실을 아파하면서, 내 아이는 결코 이런 상황에 빠지지 않기만을 바라고 있지는 않은지 부끄러워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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