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에도 멋진 기행문이 있었다.

<표해록>을 리뷰해주세요

표해록 : 조선 선비가 본 드넓은 아시아 ㅣ 샘깊은 오늘고전 10
방현희 지음, 김태헌 그림 / 알마 / 2009년 6월

학창시절 역사를 꽤나 좋아했는데도 표해록에 대해선 들어본 적이 없다. 표해록은 바다에 표류하면서 겪은 일들, 명나라를 거쳐 조선으로 돌아오기 까지의 과정들이 상세하게 적혀 있다. 지금이야 중국을 다녀온다는 것이 그리 큰 일은 아니지만 교통 수단도 발달하지 않고, 언어 소통도 제대로 되지 않을때이니 그 답답함이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게다가 한자 문화권으로 종이에 글을 적어 대화를 했다고 하니 표현할 수 있는 것도 한정되고, 다른 문화의 사람을 이해시킨다는 것도 쉽지 않았을 것이다.

 

'표해록'은 조선시대 최부가 쓴 기행문으로 우리나라 사람이 쓴 책이라 더욱 의미있게 느껴지는 책이다. 부친상을 당해 고향으로 가던 중 풍랑을 만나 표류하면서 배 안에 탄 사람들과의 갈등, 해적을 만나 매를 맞기도 하고, 중국에서 왜구로 오인 당하는 등 많은 위험에 노출되면서도 위기 상황에 좌절하기 보다는 당당하게 맞서 이겨내는 모습을 보며 자긍심을 느낄 수 있었다. 예를 지키고, 효를 다하는 선비의 모습은 중국 땅에서 큰 빛을 발한다. 그럴 수 있었기에 무사히 고향으로 돌아 올 수 있었을 것이다.

 

고전은 우리 아이들이 꼭 읽어야 할 필독서이지만 왠지 어렵게 느껴져 부담이 되는데 표해록은 아이들이 쉽게 읽을 수 있고, 따로 설명글이 있어서 마음에 든다. 시대 상황 뿐만 아니라 몰랐던 정보들이 담겨 있으니 글의 내용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낯선 곳을 여행하게 되는 모험은 즐거움을 주었고, 그런 과정을 겪는 자세를 보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느낄 수 있었다. 조선인의 긍지와 예지를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라 뿌듯했고, 위기에 처했을때 당당하게 맞서는 모습은 우리 아이들이 배웠으면 하는 삶의 자세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