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능성에 대한 믿음우리는 자기 입으로 믿는다고 공언한 일들을 왜 현실에서 용납하지 않을까? 한 가지 해답은 일상의 경험에서 형성된 사고방식이 다양한 가능성을 차단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배움을 무의식적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세상에 대해 이미 배운 것은 대부분 돌이킬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배움의 대상에 주목하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라, 맥락에 주목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우리는 이쪽에서 옳은 것이 저쪽에서는 옳지 않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지 않는다. 견해를 다시 고려해 보겠다는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면 추가로 지식을 얻거나 견해를 향상시키기란 불가능하다. - P31
기존 사회의 가치를 존중하는 사람, 기존 질서 위에서 가족을 위해 성실하게 사는 사람도 부르주아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사람이라 할 수 있다.라이프스타일을 물질과의 관계로 정의한다면 부르주아는 물질을 삶의중심에 두는 ‘물질주의‘ 계급이다. 여기서 물질이 반드시 돈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신분, 조직, 경쟁, 근면 등 물질주의 사회를 지탱하는 가치도 포함된다. 부르주아 계급의 핵심 계층은 기업가와 자본가다.20 관료화된 자본주의의 부르주아가 선호하는 일의 방식은 효율성과 정형하다. 경영자는 조직의 성과와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 작업 방식을 정형화한다. 직원들도 직무 분석(Job Description), 업무분장 등 사전에 합의된 규율에 따라 예측 가능하고 효율적인 방식으로 일하는 것을 선호한다.21 다수의 부르주아는 노력과 능력에 대한 정당한 보상을 받는 것을 정의롭다고 생각한다. 여기에서의 보상은 물질적인 측면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부르주아는 물질적 성공을 정신적, 윤리적으로 정당화한다. 23 부르주아 소비는 명품과 고급 상품에 한정되지 않는다. 우리가 소비자덕목으로 이해하는 가성비도 부르주아 소비 행태로 분류된다. 상품이 생산되는 과정이나 상품과 나의 가치관의 관계보다는 상품의 가격과 품질에집중하여 평가하고 선택하는 소비는 기업과 개인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물질주의 가치에 부합한다.
내가 처음 보는 것은 내가 경험한것과 비교하게 마련이다.
"참말로 형언하기 어렵습니다요. 말인가 하면 굽이 두 쪽이고, 꼬리는 소처럼 생겼고, 소인가 하면 머리에 뿔이 없는 데다 얼굴은 양같이 생겼고, 양인가 하면 털이 꼬불꼬불하지 않은 데다 등엔 두 봉우리가 솟았으며, 게다가 머리를 쳐들면 거위 같기도 하고,눈은 꼭 청맹과니 같더군요." - P225
오미자 몇 알은 지푸라기처럼 보잘것없는 물건인데, 그걸 빌미로 저 미련한 중은 나에게 이토록 무례한 행위를 했으니 상식에 어긋난 것이라 할 만하다. 그렇지만 이것 때문에 싸움이 일어나서 주먹다짐에까지 이르렀고, 바야흐로 그들이 싸우게되자 분한 마음을 참지 못하여 피차간에 생사를 걸었던 것이다. 이런 상황이 되면 비록 오미자 몇 알일지라도 재앙은 산더미처럼 커졌으니, 작고 하찮은 물건이라 해서 결코 얕볼 수 없다는 걸 알겠다. 「환연도중록」(還燕道中錄), 8월 17일 - P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