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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너무 잘 살려고 한다 - 불안, 우울, 후회, 무기력에 흔들리지 않는 멘탈 관리법
래릿(손명재)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5년 6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잘 산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누구나 목표하는 바를 정확하고 깔끔하게, 그리고 될 수 있으면 완벽하게 하고자 한다. 그런데 그 기준은 내가 아니라 타인이다. 나의 만족이 아니라 남들 눈을 의식해서, 어떻게 하면 타인의 기준을 충족시킬 수 있을까에 집착한 나머지 결국 번아웃이 오고 의기소침해지며 성공과는 멀어지는 삶을 살게 된다. 하지만 책은 성공이나 행복에 관해 말하고 있지 않다. 오히려 어깨에 힘을 빼고 생각을 조금만 전환해서 살다 보면 자기도 모르게 인생을 즐기며 살게 되고, 자연스럽게 건강한 긴장감과 동기부여를 갖게 되는데 이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다는 본인의 경험담 및 주변 지인들의 일화, 책 구절 등을 소개하며 현실 고증을 한다.
p.23 ˝당신의 인생이 왜 힘들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행복에 대해 마냥 거창하게 생각한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되는 말이다. 배우 박신양과 강하늘의 말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생각을 전환하고 마음을 달리 먹으면 되는 일인데 내가 뭐라고 행복과 성공을 마음에 품으며 순간의 즐거움을 뒤로하며 살았던가. 한 치 앞도 모르는 인생인데 마냥 영원히 살 것처럼 말이다.
p.70 ˝사람들의 큰 문제는 바로, 충분한 시간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토록 예민하고 완벽주의자였던 저자가 직접 겪은 일화이다 보니 읽는 내내 나도 저랬었지 격하게 공감이 갔고 이 책을 진작 읽었더라면 내가 현재와는 좀 더 다른 삶을 살고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지금이라도 이 책을 만난 것을 다행으로 여겨야지.
인생이 소모품이라고 생각한 적이 없어서 신선한 충격이었다. 가끔 우린 이런 말을 내뱉는다. 이 썩어 문드러질 몸뚱이 아껴서 뭐 하냐고. 저자는 어떠한 고민이나 불만, 골치 아픈 문제들을 소모품으로 여기고 대수롭지 않게 넘기라고 한다. 다만, 인생이 덧없다는 허무주의로 빠지지는 말라고 조언한다. 한 달 전, 내 고민은 무엇이었나. 일 년 전에 나를 괴롭힌 문제는 무엇이었을까. 생각이 안 난다. 우리가 겪고 있는 대다수의 문제들은 거의 해결할 수 있는 것이고 그 문제들을 끌어안고 끙끙 앓는 시간조차 아깝다.
p.70 ˝나라는 인간의 유한성과 죽음을 평소 일상에서 자주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현재에 충실하게 되고, 지금 이 순간을 온전히 만끽할 수 있게 된다.˝
인간은 완벽하지 않기에 누구나 실수를 하고 모자란 점이 있는데 우리는 항상 완벽하길 바라는 마음에 선뜻 시작하는 것조차 겁내고 미룬다. 정말 내 얘기다. 완벽하길 바라는 마음 그 자체가 욕심이었는데 이제서야 그 욕심이 얼마나 허황된 마음이었는지 깨닫는다. 저자는 일단 시작하고 조금씩 수정과 보완을 거치다 보면 저절로 잘하게 되는 방법을 찾을 수 있다고 한다. 뭐든지 잘 해내겠다는 마음만 내려놓으면 우리는 부담 없이, 조금은 쉬운 방법으로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지 모른다.
우리나라는 특히 타인의 시선에 대해 예민하다. 나 역시 그렇다. 내가 이 행동을 함으로써 타인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지가 먼저 떠오른다. 왜 그 자격을 타인에게서 얻어야 한다고 생각했을까. 스스로 자격을 주고 인정하자. 나의 가능성과 재능에 대해 나만큼 잘 알고 있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다른 자기 계발서와 달리 이 책은 힐링 그 자체이다. 치열한 경쟁 사회에서 잘 이겨내는 것이 아닌, 역설적이게도 잘 지는 법에 대해 말하는데 저자의 말이 구구절절 맞아서 반박할 수 없다. 힘을 빼고 살아보자. 버티지 말고 그냥 지자. 안 그래도 살기 힘든 세상, 왜 스트레스를 감내하며 살아야 하는가. 과정을 즐기고 최선을 다하면 그뿐이다. 잘 살려고 하지 말고 쉽게 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