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은 지겹고 이별은 지쳤다 (10만 부 기념 리커버 에디션) - 색과 체 산문집
색과 체 지음 / 떠오름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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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인스타 광고에서 자주 눈에 띄던 책이었는데 개정판이 나왔다. 제목이 워낙 유명해서 웬만한 사람들은 한 번쯤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책에 적힌 글들은 사랑에 치이고 이별에 지친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해 주고 감성을 건드리는 구절이 많아 늦은 밤이나 새벽에 읽으면 눈물샘을 자극한다. 이런 글을 쓴 저자는 사랑을 얼마나 깊이, 얼마나 뜨겁게 한 것일까. 책 마지막 장에는 에필로그처럼 저자의 첫사랑 경험담이 나온다. 첫사랑 경험담을 공개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닐뿐더러 한때 아름다운 사랑이었다고 해도 맺어지지 않은 사랑이기에 저자에게는 아픈 기억일 텐데 나는 그걸 읽으면서 엄마 미소를 짓고 있었다. 첫사랑이 이루어지지 않았더라도, 아픈 기억이 남아 있다고 해도 사랑은 사람을 성숙하게 하고 사람답게 살아가게 한다.

책을 읽으면서 자연스레 과거의 내 연애가 스쳐 지나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렇다고 책에 나오는 모든 문장들에 의미를 부여하면 힘들어진다. 그저 좀 더 나은 만남과 현명한 연애를 하기 위해 취할 것은 취하고 개선할 점은 개선하면 된다.

너무 안 싸우는 연인도 문제가 있다는 말을 들었다. 연인도 하나의 인간관계인 셈인데 다투지 않을 수 있을까.

P.105 "다투지 않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서로의 다름 때문에 충돌 했을 때, 어떻게 맞춰가야 할지를 고민해야 하는 것이다."

다투지 않기 위해 한 쪽이 무조건 져주는 관계가 아닌, 다툼을 겪더라도 그 다툼으로 인해 오히려 상황이 개선된다면 다툼은 필요불가결한 것이다. 이것은 꼭 연인 관계뿐만이 아니라 인간관계에서도 중요하다. 현명한 다툼은 더 좋은 관계로 나아갈 수 있는 계기가 되므로.

숱한 이별을 겪을수록 새로운 만남이 꺼려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새로운 사람을 만났을 때의 설렘도 잠시, 또다시 반복하는 이별과 마음의 상처는 마음을 닫게 만드니까. 책 제목처럼 만남은 지겹고 이별은 지치니까. 이런 일이 반복되면 누구를 만나도 거기서 거기인 것 같다. 하지만 이런 말에 대응되는 또 다른 말이 있지. 사람은 사람으로 잊어야 한다는 말. 흠.. 어렵다, 어려워. 이별 따위 하지 않고 끝까지 내 옆에 있어주는 사람이 베스트인데 그런 일은 흔치 않다. 그래서 저자가 말하고 싶은 건 마음의 문을 닫고 있지 말라는 것. 이별을 두려워하지 말고 다가오는 사랑을 밀어내지 말 것.


P.80 "누군가를 이해한다는 건 더 큰 마음의 힘이 있기에 가능하다. 나와 맞지 않는 사람을 이해하는 것은 나를 더 강한 마음의 힘을 가진 사람으로 만들어 준다."

사랑을 지키기 위해서는 항상 노력해야 한다. 서로 이해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없다면 관계는 금방 깨지고 만다. 연인 사이에서 나만 이해하고 배려하는 것 같아 억울한 마음이 들 때도 있었다.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니 나도 배려 받고 있었고 이해받고 있었다. 이토록 사랑은 사람을 성숙하게 만들고 강한 사람으로 만들어 준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 사람으로 인해 내가 긍정적으로 변했다면 그걸로 된 것이다.

P.181 "당신이 떠난 뒤 남은 당신의 모습들을 나 자신으로부터 찾아보며 슬퍼하고 싶지 않다."

사랑에 정답은 없다. 책이 알려주는 대로 따라 한다고 해서 성공하는 것도 아니다. 만나서 사랑을 하고 이별을 하고 재회를 하고 다시 사랑을 하고.. 무한히 반복되는 사랑의 패턴. 지겨울 수도 있고 다시는 사랑을 하지 않겠다고 다짐할 수도 있지만 중요한 건 정말 사랑하는 사람이 나타났을 때 뜨겁게 사랑하고 그 사람을 놓치지 말자는 것. 이별을 두려워하지 말고 나 자신을 돌보면서 사랑을 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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