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 흔들리는 나를 일으켜 줄 마음 처방전
오왕근 지음 / 상상출판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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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이라는 단어를 검색해 보니 인간에게 주어진 피할 수 없는 결정이라고 나온다. 그런데 오왕근 법사의 책 제목은 운명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라니 이게 무슨 말일까. 사주팔자나 운명은 아리송하고도 아이러니하지만 종교를 막론하고 누구나 힘들고 답답할 때는 한 번쯤 사주팔자를 보러 가거나 점을 쳐서 자신의 운을 상승시키고자 한다. 설사 점이나 사주팔자를 믿지 않는 사람이라도 심심풀이로 해가 바뀔 때마다 신년운을 점치거나 가볍게 타로를 보기도 하고 말이다.

오왕근 법사는 각종 방송이나 유튜브등 나름 매체에서 얼굴이 알려져 있다. 책 띠지에 환하게 웃고 있는 작가를 보니 나도 절로 마음이 평안해진다. 작가의 이력에 대해서 잘 알지 못했지만 그가 법사라는 신분에 이르기까지, 한 분야에서 어떻게 이렇게까지 전문적으로 성공할 수 있었는지에 대한 고생담과 경험이 책에 낱낱이 적혀 있어 역시 모든 일은 노력 없이는 안 된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 오왕근 법사가 들려주는 이야기들은 사실 자기 계발서나 마음 치유서 등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문장들이기도 하다. 하지만 신을 모시고 있는 역술가 또는 예언가의 입장에서 써 내려간 글들이 나의 무릎을 치게 만들고 곳곳에 뼈를 때리는 문장이 책 곳곳에 숨어 있어 큰 깨달음을 주었다. 그리고 내가 한 치 앞도 못 보는 어리석은 인간이라는 걸 다시금 알았다. 오왕근 법사는 인생을 바꾸려면 최소 5년에서 10년을 보라고 말한다. 이 말에 나는 크나큰 충격을 받았다. 당장 눈앞의 일들만 생각하는 근시안적인 사고를 가진 나는 이번 일만 이렇게 넘어가게 해달라고, 제발 이번에만 이렇게 지나가면 괜찮겠지 하는 안일한 인생을 살고 있었던 것이다.

사주팔자나 운명을 믿지 않는 사람은 이 책을 꺼려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나는 이런 것들을 맹신하지는 않지만 아예 무시하면서 사는 것도 아니기에 어느 정도 이쪽에 흥미가 있다. 작가가 역술인이 되기까지의 과정과 현재 상담을 하면서 개인적인 고충이나 에피소드들이 나와 있는데 이런 분야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오왕근 법사가 던지고 있는 메세지는 명확하다. 말 그대로 운명은 결정되지 않았다는 것. 죽는 순간까지 아무도 모르는 것이 사람의 인생이기 때문이다.

억지로 사주팔자와 신을 믿으라고 하는 것이 아니다. 종교가 있든 없든 욕심을 내려놓고, 운명이나 사주팔자에 갇히지 말고 자신의 분수에 맞는 선에서 최선을 다해 인생을 살아가면 된다. 단지 자신이 선택한 운명에 책임을 지면 되는 것이다.

꿈과 목표를 이뤘다고 해서 행복할까? 얼마 전 안타까운 뉴스를 보았다. 그토록 바라던 간호사 시험에 가까스로 합격한 기쁨도 잠시, 선배 간호사들에게 혹독한 갈굼과 괴롭힘을 당해 목숨을 끊은 23살 후배 간호사의 이야기였다. 차라리 이 여성이 간호사 시험에 합격하지 않고 다른 직업을 가졌더라면 ... 이처럼 인생은 모를 일이다. 행복한 순간도 영원히 지속되지 않고 괴로운 순간도 언젠가는 끝나기 마련이다.

우리는 사람에게 상처를 주고 사람에게 상처를 받지만 결국 사람에게서 다시 살아갈 힘을 얻는다. 인간은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는 동물이니까. 오왕근 법사도 사람에게 환멸을 느끼고 속세를 떠나 꽁꽁 숨어버렸던 적이 있었다고 한다. 나 역시 지겨운 인간들에게 벗어나 이제 다시는 누구와도 인연을 맺지 말아야지 마음을 닫고 산 적이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마음을 먹어도 사람 인연은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니라서 만날 사람은 만나지고 헤어지게 될 인연은 억지로 붙잡아도 떠나기 마련이라는 것을 이제 알고 있다. 그냥 받아들이고 좋은 사람은 내 곁에 두면 된다.

오왕근 법사가 들려주는 말들은 명쾌하고 단순하다. 내가 지금 괴로운 것은 욕심 때문이라는 것! 맞는 말이다. 욕심을 짊어지고 살면 항상 뺏길까 봐 노심초사 불안하고 자기 욕심만을 채우기 위해 남을 배려하지 않고 살다가 결과적으로는 망하게 되는 것이다. 욕심을 내려놓고 살아야지 하다가도 나도 모르게 남을 질투하고 시기하면서 못되게 굴고 있는 나를 발견할 때가 있다. 욕심을 내려놓는 일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책을 읽으며 나를 돌아보는 성찰의 시간을 가졌다. 좋은 말들이 많아서 읽는 것 자체만으로 마음이 정화되는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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