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첫 페이지부터 강렬한 장면으로 시작되는 법정 미스터리 스릴러 소설이다. 조던 루소라는 여자가 달리는 차 안에서 가까스로 뛰어내려 탈출하는 이야기. 하지만 그녀는 끝내 살해되고 만다. 조던 루소는 왜 죽었을까. 과연 범인은? 하지만 조던이 살해당한 이야기는 소설 중반에 거론되며 사건을 종결지을 때 자세하게 파헤쳐 진다. 그녀의 죽음은 앞으로 벌어지는 일들에 비하면 세 발의 피라고 할 정도로 더 잔인하고 어처구니없는 사건이 벌어지니 말이다.살인자였던 에디 칼과의 이혼 후에 딸 타라를 혼자서 힘들게 양육하던 야들리는 로스쿨에 입학하여 고군분투한 끝에 검사가 된다. 그녀는 로스쿨에서 웨슬리를 만나게 된다. 법학 교수이자 아동 보호를 목적으로 만들어진 소송 후견인 실에서 젊은 변호사들를 지도하고 있는 웨슬리는 다시는 누군가를 사귀지 않겠다고 다짐한 야들리가 다시 마음을 열 때까지 기다려준 남자다. 그는 전 남편이었던 에디 칼과는 여러모로 극과 극이었다. 결국 그들은 서로 사랑하는 연인이 되고 웨슬리는 야들리와 타라가 사는 집에 들어와 같이 살게 된다.웨슬리와 사랑에 빠지기 전, 야들리에게는 볼드윈이라는 남친이 있었다. 볼드윈과 야들리는 썸 타는 관계였고 깊은 사이로 발전하지는 못했다. 볼드윈은 FBI 조직에 몸담고 있는 요원으로, 야들리 곁에서 우정이라는 이름으로 그녀를 지지하고 사건 해결을 하는 데 있어서 도움을 주는 인물이다.어느 날, 에디 칼이 감옥에 갇혀 있는 데도 불구하고 동일한 방식으로 살인 사건이 일어나고 만다. 일련의 살인사건을 막기 위해 볼드윈은 야들리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야들리가 에디 칼을 만나서 그를 추종하는 세력이나 배후의 인물을 추측하여 범인을 잡아보자는 제안을 해온 것이다. 야들리는 고심 끝에 구치소에 찾아가 에디 칼을 만나고 조금이라도 범인에 대한 힌트를 얻으려고 그를 회유해 보기도 하고 협박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 와중에 케트너라는 엉뚱한 사람이 누명을 쓰고 살인자로 지목된다. 야들리는 직감으로 그가 범인이 아님을 눈치챈다. 심지어 케트너는 피해자의 아들이었다. 언론은 케트너를 자기 부모가 살해당한 방식으로 다른 사람을 살해한 사이코패스로 몰고 간다."그날 밤 나는 뭘 하고 있었을까? 남편이 당신 부모를 살해하는 동안 내가 본 영화는 뭐였을까?"야들리는 자책한다. 자신이 에디 칼의 범행을 눈치채지 못해서 많은 사람이 희생 당했다는 생각이 그녀를 괴롭힌다. 하지만 정작 최고의 피해자는 야들리가 아닐까. 전 남편이 살인범인지 모르고 사랑에 빠졌고 임신까지 했으니까.사건을 추적하던 야들리는 피해자의 자식들이 입양아라는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고 범인이 누구인지를 추측하게 된다. 그러고는 증거 확보를 위해 범인의 집을 수색하는 과정에서 사건이 그대로 담겨 있는 비디오 영상을 찾게 되고 그 영상을 통해 범인이 누군지 확실히 알게 된다.범인은 바로 웨슬리. 야들리는 또 한 번 무너진다. 왜 그녀에게 이런 일이 두 번이나??? 범인이 비교적 금방 밝혀지는 편이다. 소설은 범인을 색출하는 과정에 초점을 두기보다 범인이 얼마나 영악하고 치밀한 인물인지를 보여준다. 어쩌면 독자들이 궁금한 것도 범인 찾기보다 웨슬리가 범행을 한 동기일 것이다. 소설의 묘미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야들리는 웨슬리 사건을 기소하고 그를 유죄로 만들기 위해 안간힘을 쓰지만 증거 불충분이나 기록물 제출이 배제되는 등 웨슬리의 교묘한 술수로 재판 과정에서 번번이 웨슬리에게 지고 만다. 심지어 웨슬리는 볼드윈 동료의 딸까지 납치하여 비열함의 극치를 보여준다.몇 번에 걸친 재판 끝에 결국 웨슬리는 유죄 판결이 난다. 사실, 그가 유죄 판결을 받을 수 있었던 건 조던 루소사건의 영향이 컸다. 조던 루소를 살해한 범인이 웨슬리라고 밝혀진 것이다. 하지만 모든 사건이 끝나고도 뭔가 석연치 않았던 야들리는 조던 루소의 어머니를 찾아가게 되고 놓치고 있었던 진실을 알게 된다. 웨슬리가 유죄판결을 받게 되면서 사건이 종결이 되고 긴장이 풀어져 있는 상태였는데 또 한 번의 반전이 있었다니!!아.. 이건 진짜 생각지도 못했던 거라서 뒤통수를 맞은 느낌이 이런 거구나 했다. 법정스릴러 소설이라서 난해한 법정 용어도 있었고 내가 알지 못하는 법이 있었지만 검색하면서 읽으니 이해가 가서 재밌었다. 웨슬리가 행여 무죄판결을 받을까 봐 심장이 쫄깃했던 소설이었다. 그리고 웨슬리가 왜 그런 범행을 벌였는지 알았을 땐 조금은 그가 측은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