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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곁에서 내 삶을 받쳐 주는 것들 - 고전에서 찾은 나만의 행복 정원
장재형 지음 / 미디어숲 / 2021년 9월
평점 :
28편의 고전 문학 속 주인공들을 만나보는 시간을 가짐과 동시에 인문학적으로 삶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어렸을 적에는 고전 문학이 그렇게 읽기 싫더니 나는 요즘 부쩍 고전 문학이 재밌다. 나보다 먼저 인생을 살아간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 그들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배우는 것도 많지만 예나 지금이나 인간의 행동반경이나 생각하는 것들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 인간이라는 대상 자체가 결국 거기서 거기라는 생각에 인생 뭐 별거 없다는 느낌을 받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삶을 무겁게 살고 싶지 않아서, 조금이라도 가볍게 느끼고 싶을 때는 고전 문학을 찾는다.
작가가 선정한 28편의 문학 속에는 이미 내가 잘 알고 있는 작품도 있었고 생소한 작품도 있었는데 작가가 요약한 줄거리 혹은 등장인물의 대사에서 내가 놓치고 있는 부분이 많았다는 사실에 내가 너무 책을 띄엄띄엄 읽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가령 어린 왕자를 예로 들면, 가장 유명한 대사인 '네가 네시에 온다면 나는 세시부터 행복해지기 시작할 거야' 같은 대사에만 집중하고 생각하고 있었다는 것??
어린 왕자가 여우에게 같이 놀자고 했을 때 자신은 길들여지지 않았으니 함께 놀 수 없다고 여우는 말한다. 여우는 길들여진다는 의미를 어린 왕자에게 말해주고 어린 왕자는 장미꽃과의 관계를 다시 상기하게 된다.
어린 왕자가 장미 한 송이에 쏟은 시간과 열정. 그리고 서로에게 길들여져 이 세상에 오직 하나밖에 없는 존재가 된다는 것. 그리하여 결론은, 진정한 사랑이란 장애물을 지속적으로 극복하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이처럼 같은 내용의 책을 읽더라도 어떤 글에 초점을 맞추느냐에 따라 생각의 범위와 깊이가 달라지는 것 같다.
지상의 양식이라는 책에서는 행복에 이르는 네 가지 길을 알려준다. 그중 네 번째 방법이 이성보다는 욕망에 충실하라였는데 언뜻 이해가 가지 않았다. 욕망에 충실하라니...네덜란드의 철학자 스피노자는 욕망이란 삶에 대한 의욕이며 의지이고 충동이라고 말한다. 하긴, 삶에서 욕망이 없다면 지루하고 재미없을 것 같긴 하다. 지나치지만 않다면 적절한 욕망은 삶의 윤활유가 되어 줄 테니까. 욕망은 욕심과는 다른 인간의 가장 본능적인 것이니까. 걷고 싶은 욕망, 쉬고 싶은 욕망, 잠자고 싶은 욕망 이 모든 것들이 우리를 살아가게 하는 힘이다. 아마 머리가 시키는 삶보다는 마음이 시키는 삶을 살라는 의미일 테다. 지식을 쌓는 것도 중요하지만 진정 마음이 원하는 것을 따르고 직접 경험해보고 느껴보는 것이 중요하다.
지난날의 선택을 계속 후회하면서 과거에 집착하는 삶은 얼마나 불행한가. 안 그래야지 하면서도 자꾸 그 때로 돌아간다면 이랬을 텐데 저랬을 텐데 하면서 자책하고 괴로워하는 것은 모든 인간이 똑같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라도 이런 짓은 그만두어야 한다. 어차피 돌아갈 수 없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그럴 바에야 현재에 집중하자.
미래를 생각하는 것도 스톱. 오직 현재와 지금 눈앞에 있는 사람, 눈앞에 닥친 상황에 집중한다면 우리는 조금이라도 나은 선택을 할 수 있고 그만큼 후회할 상황을 덜 만들 것이다. 살면서 우리는 계속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되고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라는 말이 정말 와닿는다. 선택의 자유, 그리고 선택에 따르는 책임. 쳇바퀴 같은 일상에서 무한히 경험하게 되는 감정들에 충실하며 감사해하고 소소한 것에 행복해지는 일이 많았으면 한다. 진부한 말이겠지만, 행복은 우리 마음속에 있는 것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