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이 이토록 재미있을 줄이야 - 동화를 꿀꺽해버린 꿀잼 심리학
류혜인 지음 / 스몰빅인사이트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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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를 심리학에 접목해서 생각해 본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소설이나 영화 주인공이라면 몰라도 동화 주인공을 심리학에?? 신박하기도 했고 평소에 내가 알고 있는 동화 주인공이 이해되지 않는 행동을 해서 이 책을 읽으면 그 해답이 있을 것 같아 순식간에 다 읽었다. 책은 총 25편 동화에 나오는 인물들이 하는 행동과 생각 등을 토대로 인물들이 왜 그렇게 행동하고 생각했는지 분석하고, 실험이나 연구 결과 등을 통해 심리학적 이론을 쉽게 설명해 준다.

책에는 살면서 한 번쯤 쉽게 범하는 오류들이나 착각하고 있는 것들이 쉬운 예와 함께 설명되어 있기 때문에 그리 어렵지 않게 이해가 된다. 그리고 나 역시 동화 주인공처럼 어리석은 생각과 행동을 범했던 적이 있었고, 지금도 그 오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안타깝기 그지없다.

새벽이 오는 게 싫어서 수탉을 죽였던 게으른 일꾼의 이야기 역시 우리가 흔히 범하는 오류이자 착각일 수 있다.
징크스 혹은 머피의 법칙과 어느 정도 일맥상통한 개념인 것 같다. 내가 어떤 행동을 함으로써 그 일이 일어나거나 혹은 일어나지 않는 것임에도 일방적으로 그렇게 믿는 것이다. 자기만의 징크스를 만들어놓고 그 틀안에 갇혀 행동하는 지인을 알고 있다. 옆에서 보고 있노라니 나 역시도 그런 징크스가 있다는 사실에 쓴웃음이 나왔다.

책에는 한 챕터가 끝나면 <한 걸음 더>라는 코너를 게재해 놓았는데 여기에는 좀 더 구체적인 사례와 함께 세태를 반영한 에피소드가 실려 있어 실생활과 연관 지어 생각할 수 있었다.

자신을 알아봐 주고 칭찬해 주는 사람에게 호감이 가는 것이 인지상정일 것이다. 상대방에 대한 칭찬을 할 때 두루뭉술하게 그냥 칭찬을 하는 것보다 구체적으로 어떤 점이 어떻게 좋은지에 대한 칭찬을 하는 것이 더 진심으로 느껴지는 법이다. 상대에게 어떤 부탁을 하거나 얻어내고자 하는 것이 있다면 자기 입증 효과는 밑밥을 깔아두는 데 있어 탁월하게 작용할 수 있을 것 같다.

내가 가장 공감했던 동화 속 캐릭터는 <여우와 포도>에 나오는 여우였다. 여우는 포도를 따먹고 싶지만 결국 딸 수가 없자 보나 마나 신 포도일 거라며 합리화한다. 이것을 인지 부조화 현상이라고 한다. 내가 선택한 것은 모두 옳아야 하고 설령 잘못된 선택을 하거나 자신이 원하지 않는 결과를 얻게 되면 사실은 내가 바라던 일이었다고 합리화하는 것이다. 돌이켜보면 나도 여우처럼 이렇게 생각하는 경우가 일상다반사라서 이 글을 읽으면서 내심 찔렸다. 다르게 생각하면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이런 경우가 계속 반복된다면 문제가 있는 것일 테다. 자기 마음 편하자고 계속 합리화를 하다 보면 잘못된 오류에 빠져 그릇된 결과를 초래해놓고도 개선해야 할 생각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동화 속에 나오는 인물은 나 자신 또는 내 주변 사람들일 수 있다. 단순하고 재밌는 이야기 속에서 교훈을 얻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심리학과도 연관 지어 생각할 수 있다니 재밌고도 유익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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