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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이만 좀 쉴게요 (10만 부 기념 스페셜 에디션)
손힘찬 지음, 이다영 그림 / 스튜디오오드리 / 2021년 3월
평점 :
절판
P.34"내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인간관계지만, 반대로 원하는 대로 만들어나갈 수 있는 것 또한 인간관계다. 이런저런 과정을 거치다 보면 결국 남을 사람은 남는다."
내가 모든 사람을 사랑할 수 없듯이, 모든 사람으로부터 사랑받을 수 있을 거라는 기대를 버려야 한다. 이 말은 인간관계에 있어 불변의 진리다. 많은 에세이에서 자주 눈에 띄는 문구이기도 한데 나는 어리석게도 한때 누군가가 나를 싫어한다는 느낌을 받으면 견딜수 없어 했다. 누군가는 나를 마음에 안 들어하고 싫어할 수 있는 일인데 어렸을 적에는 그런 것들에 민감했던 것 같다. 관계를 개선하고 싶어 일부러 나를 낮추면서까지 그 사람 마음에 들고 싶어 했다. 이제는 그런 것들이 부질없는 짓이란 것을 안다.
P.36"변하지 않을 관계를 끈질기게 붙잡고 있는 것만큼이나 미련한 행동은 없다."
흔히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고들 한다. 사람은 고쳐 쓰는 게 아니라고 말이다. 저자는 사람은 변하는 것이 아니라 성장하는 것이라고 말하는데 나도 그 말에 동의한다. 그래서 나는 단순히 상대방이 변하는 것을 기대하지 않고 어떤 계기나 사건으로 깨달음을 얻어 서서히 바뀌는 과정을 좋아한다. 상대방뿐만 아니라 내가 가지고 있는 단점이나 안 좋은 습관들까지도 그렇게 변화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 하지만 서로 노력했는데도 변하지 않는 관계라면 빨리 손절하는 게 낫다.
저자의 글은 많은 인간관계를 생각나게 한다. 부모, 가족, 친구, 직장 동료와 상사 등등 나 이외에 모든 사람은 타인이다. 나이를 먹을수록 주변 사람이 걸러지고 남을 사람들만 남는다는 사실이 서글프면서도 남아있는 사람들에게는 고마움을 느껴본다.
나는 위로에 서투르다. 누군가가 나에게 고민을 털어놓거나 불행한 일을 겪어 힘들다고 말하면 나는 어떻게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상대의 말을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상대에게 큰 힘이 된다고 저자는 말한다. 상대는 누군가에게 고민을 털어놓는 것만으로도 그 자체에 위로를 받는 것이지 특별한 해결책을 바란 것이 아닐 테니 말이다. 대화하는 과정에서는 내 말만 하기보다는 들어주는 자세가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낀다.
P.61"말하기보다는 경청, 비판보다는 격려, 어쭙잖은 충고보다는 진심 어린 위로가 그 사람에게는 힘이 될 테니까."
저자는 친구에게 느끼는 열등감을 당장 해결할 수 없다면 친구와 잠시 거리를 두라고 말한다. 질투나 열등감 때문에 주변에서 사건, 사고가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적절한 열등감은 삶의 원동력이 되지만 과하면 문제가 된다. 우리는 타인이 가지고 있는 것에 집착하지 말고 내가 가진 것에 집중해야 한다. 언제나 남의 떡이 더 커 보이고 내가 가진 것들은 보잘것없이 보이기 마련이다.
P.56 "열등감을 극복하는 방법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나의 강점을 발견하고 인정하는 것이다."
감정은 날씨와 같다고 한다. 이유 없이 기분 좋을 때도 있고 나쁠 때도 있는 것이다. 우울할 때는 우울을 받아들이고 내 감정을 숨기지 말고 표현하자. 단,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일시적인 기분에 휘둘리지 말고 그 감정을 두려워하지 말고 조용히 지나가기를 기다리는 것이다.
책을 읽으며 내 인간관계를 돌아보고 서툰 감정을 추스르는 방법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을 가졌다. 인생을 살면서 인간관계와 감정에 대한 문제는 풀리지 않는 어려운 숙제로 남을 것이다. 꾸준히 노력하고 깨우치면서 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