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러시아 원전 번역) - 톨스토이 단편선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118
레프 톨스토이 지음, 이순영 옮김 / 문예출판사 / 2015년 6월
평점 :
절판


책은 톨스토이의 철학과 인생관이 담긴 단편집이다. 다소 철학적이고 기독교적 사상이 녹아있긴 하지만 전혀 어렵지 않고 우리나라 전래동화처럼 소박한 민중의 삶을 소재로 쓰여 쉽고 재밌게 짜인 이야기들을 만날 수 있다. 전래동화가 인과응보에 대해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 톨스토이 단편집은 사랑을 실천하는 삶에 대해 초점을 둔다. 책은 총 10편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모든 단편이 좋았지만 나에게 가장 큰 울림을 준 작품은 아홉 번째 단편인 < 두 노인>이다. 두 노인이 함께 예루살렘으로 성지순례를 떠나기로 하는데 한 노인만 성지순례를 끝마치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오게 되는 이야기이다. 그 노인은 왜 성지순례를 끝마치지 못했던 것일까.

사실 노인은 어느 농가에서 물을 얻어 마시고 친구를 바로 뒤따르기로 했다. 하지만 그는 농가의 궁핍한 형편을 목격하고 먹을 것이 없어 죽어가는 사람들을 차마 두고 갈 수 없었고 그들을 정성껏 돌보며 그들을 위해 식량과 가축을 사주면서 그 농가에 며칠을 머무른다. 수중에 남은 돈이 별로 없었던 그는 더 이상 성지순례를 할 수 없어서 다시 집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 사정을 모르는 다른 노인은 계속 친구를 기다리지만 친구를 만나는 것을 단념하고 어찌어찌 성지순례를 완수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농가에 들리게 된다. 그는 그곳에서 친구의 선행을 알게 되고 1년 만에 집에 와서 친구와 재회하게 된다. 불쌍한 사람을 위해 선을 행했던 노인은 친구에게 자신이 했던 행동을 말하지 않고 모든 게 하나님의 뜻이라며 반갑게 친구를 맞이한다. 성지순례를 완수한 노인은 친구에게서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을 깨닫고는 몸은 순례를 다녀왔지만 영혼도 다녀온 건지는 모르겠다며 어리둥절해 한다.

살면서 누군가에게 선행을 베푸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어쩌다 선의의 행동을 한다 해도 누군가 그것을 알아봐 주기를 바라는 것이 사람의 간사한 마음이다. 평생소원이었던 성지순례를 포기하고 어려운 사람들을 도운 노인의 이야기를 읽으니 마음이 절로 따뜻해진다. 그는 비록 순례를 완수하지 못했지만 더 어렵고 가치 있는 일을 한 것이다.

세 번째 단편인 < 사람에게는 얼마나 많은 땅이 필요한가> 에서는 인간의 탐욕이 얼마나 어리석은지에 관한 농부의 일화를 보여준다. 더 많은 땅을 차지하기 위해서 자신이 죽어가는지도 모른 채 걷고 또 걷는 농부의 이야기이다. 죽고 나서 땅을 차지하고 나면 무슨 소용일까.

책은 인간의 어리석음과 탐욕을 꼬집으며 선을 행하고 사랑을 베풀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각 단편들마다 깨닫는 바가 미세하게 다르긴 하지만 결국은 사람은 사랑으로 살아간다는 보편적인 진리를 보여준다. 지금 현재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가장 필요한 이야기이면서도 실천하기 어려운 덕목이기도 한 사랑.
나도 사랑을 베풀고 선을 실천하며 살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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