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혼자서 울지 않았으면 좋겠다 - 아직 아무것도 늦지 않았으니까
안상현 지음 / 비에이블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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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이런 책은 낮보다는 밤에 술술 읽힌다. 감성적인 글은 낮보다는 감성이 극에 달하는 짙은 밤, 또는 새벽에 읽어줘야 제맛이니까. 그래야만 책 속에 흐르고 있는 글들이 흘러넘치는 내 마이너 감성과 어우러져 뭔가 더 마음에 자극이 될 것 같다.

책은 감성 에세이 특유의 사랑과 이별, 마음 극복, 행복 등에 관해 작가가 느끼고 생각했던 것들이 고스란히 글로 표현되어 있다. 글이 갖는 힘은 대단하다. 작가가 내 마음을 어찌 알고 이렇게 썼지? 눈물이 핑 도는 구절이 있는가 하면 그 문장에 위로를 받고 다시 힘을 받기도 한다.

시간이 모든 걸 해결해 준다는 틀에 박힌 말. 시커먼 새벽이 지나고 동이 트면, 그런 무수한 밤과 낮을 견디어 내고 나면,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괜찮아질 수 있는 것일까. 시간이 흘러서가 아니라 내 안에 단단하게 자리 잡고 있던 것들이 나를 지탱하고 버티게 한 것일 수도.

후회 없는 인생을 살기 위해 발버둥 치지만 지금 내가 있는 곳에서 내가 하고 있는 일을 열심히 하는 것만이 당장은 내가 나에게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지 싶다. 인생은 어디로 흘러갈지 예측할 수 없다. 항상 좋은 일만 있을 수 없으니, 좋은 기억은 간직하고 나쁜 기억은 빨리 흘려보내는 연습을 해야 한다. 하고 싶은 일은 나중으로 미루지 말고 지금 당장 해야 후회가 없겠지.
코로나 때문에 여행을 가고 싶어도 못 가는 날이 오게 될 줄 누가 알았을까. 여행은 고사하고 일상생활이 어그러지고 엉망진창이 되었는데. 역시 삶은 계획대로 굴러가지 않나 보다.

기대와 설렘이 큰 만큼 나중에 실망도 더 크다는 것을 경험으로 잘 알고 있기에 어떠한 상황에서도 초연한 마음을 품어야 하는데 쉽지가 않다.
날 행복하게 하는 것들은 언젠가 날 울릴 거라는 걸 알고 있어서 이제는 헛된 희망이나 꿈을 꾸는 일조차 멀리하려 한다. 상처받지 않고, 다시는 실망하고 싶지 않은 방어 기제.

"정말로 조심해야 할 건 자신의 우울을 이용하는 사람이야. 그걸 무기 삼아 상처 주고, 자신의 우울을 전염시키는 사람.
굳이 괜찮았던 것까지 끝내 안 좋게 단정 짓는 사람 말이야."
p.91

어떤 성격을 좋아하냐는 질문에 대부분 사람들은 밝은 성격을 언급한다. 이상형에 대해서도, 회사 면접을 치를 때도 우리는 하나같이 밝은 사람을 선호한다. 밝은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항상 웃고 있는 사람? 인간은 언제나 밝을 수도, 우울할 수도 없는데도. 세상은 우울에 대한 편견을 갖고 어둡고 우울한 사람에게는 거리를 두려 한다. 우울이라는 감정은 나쁜 것일까. 우울한 감정을 느끼는 건 잘못이 아니다. 우울은 자연스러운 인간의 감정이고 숨기거나 자책할 일이 아니다. 괜찮지 않은데 애써 괜찮다고 말하고, 애써 웃고, 애써 행복하다고 말하고.

자신의 감정에게조차 솔직하지 못한 것은 슬픈 일이다.
감정은 전염되기 때문에 우리는 우울하고 어두운 사람을 멀리하려는 걸까. 조금이라도 행복이라는 감정에 다가가고 싶어서 말이다.

"나는 믿어 의심치 않아. 소란한 삶에 더 짙은 행복이
비칠 거라는 거, 그게 진정한 행복일 테고
참된 성취감일 거라고. 그러니 네 세상을 우울해 마.
네가 이상한 게 아니고,그래도 괜찮아."p.124


중요한 것은 우울이 너무 오래 지속되면 안 된다는 것. 잠시 스쳐가는 감정으로 우울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그것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과 의지만 있다면 충분하다.

하루에도 몇 번씩 찾아오는 우울과 무기력함에 자신을 내어주지 않도록 오늘도 마음을 다스린다.
그저 묵묵히 인생을 살아내고, 나를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견디어 낸다면 굳이 행복을 찾으려 애쓰지 않아도 잘 살고 있는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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