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잠든 새벽, 넌 무슨 생각 하니? - 잠들지 못하는 당신에게 전하는 마음
이현경 지음, 선미화 그림 / 책밥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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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모두가 잠든 새벽, 넌 무슨 생각 하니?

이현경 저/선미화 그림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학생 시절에는 라디오를 참 많이 들었는데 요즘은 라디오를 들어본지가 오래다. 이 책은 매일 새벽 2시에서 4시까지 SBS 러브FM <이현경의 뮤직토피아>에 청취자들이 보낸 사연과 디제이의 목소리를 토대로 구성했다. 감수성이 짙어지는 새벽 시간대에, 잠 못 이루는 청취자들과 디제이가 나눈 소소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나는 잠이 안오면 새벽 2시 넘어서까지 뒤척이다가 책을 읽거나 음악을 듣는 편인데 그 시간까지 라디오를 듣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생각에 놀랐다. 누군가에게는 그 새벽 시간대가 고된 하루를 마무리 하는 시간이 될 수도 있고, 또 누군가에게는 부지런히 하루를 시작하는 시간이 될 수도 있는 시간이다.

엄마가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해주신 김장김치를 먹어버리면 엄마의 흔적도 사라질까 봐 냉장고에서 김치를 꺼내지 못하고 있다는 사연. 가슴이 먹먹해지고 뭉클해진다. 이러한 라디오 사연들은 일부러 눈물을 짜내려는 이야기가 아닌 날것 그대로의 진심과 감정일 것이기에 더욱 소중하고 생생하게 느껴진다. 디제이의 목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지만 분명 시청자의 사연에 깊은 공감과 따뜻한 말들을 건네 주겠지. 어디에도 마음둘 곳 없는 이들이 고백하듯이 써내려간 사연을 담담하게 읽어 내려가는 디제이의 모습이 상상되기도 하면서, 내 사연이 들려오진 않을지 귀를 기울이는 청취자들의 모습도 그려진다. 라디오는 이래서 한 번 들으면 중독되는 것 같다.

저장 강박증이 있는지 물건을 잘 버리지 못하고 집안 곳곳에 쟁여둔다는 사연. 사는것은 쉬운데도 버리는 것은 정말 큰 마음을 먹지 않으면 어렵다. 나만 그런게 아니구나, 피식 웃음이 난다.

"어느 정리와 수납의 달인이 이야기했다죠.
어떤 물건을 손에 쥐었을 때 설레지 않으면 가차 없이 버리라고." p.81

분명 다시는 쓰지 않을 물건임을 머리로는 잘 알고 있는데 마음은 왜 그게 안되는건지. 작년에 안 입었던 옷은 올해도 안입게 된다는데 나는 특히 옷을 버리지 못하는 병에 걸렸다. 그래서 항상 옷장 공간이 부족하고, 옷걸이가 부족하고.. 반성합니다.

성공의 기준은 누구나 다르고 선뜻 정의할 수 없지만 디제이가 영화 <폐임>속 대사를 소개해 준 글에서 위로를 받는다.

"성공은 돈, 명예, 권력이 아니라 아침에 눈을 뜬 후 오늘 할 일에 설레며 집을 나서는 것이다." p.251

거창하게만 여겨졌던 성공이, 사실은 우리가 할 일이 있고 하루를 감사하게 시작하면서 그 일을 설레이며 기다리는 것이라니!!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린 것이었는데 언제나 뒤늦게 깨닫는다.

청취자들이 보낸 사연 속에는 나와 내 지인들의 이야기가 있다. 그래서 남일 같지 않고 공감이 간다. 사람 사는거 참 거기서 거기구나.

나는 특히 디제이가 소개해주는 책 속 한 구절 한 구절이 참 좋았는데, 이 책 마지막장에는 인용되었던 책 목록이 보기좋게 정리되어 있다.

고즈넉한 새벽 시간대에 듣는 라디오. 뭔가 낭만적기도 하지만 아직까지 나에게는 이색적인 일이다. 하지만 이렇게 책으로 그 분위기를 느껴 보고 사람 사는 이야기를 접할 수 있어서 참 좋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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