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답게 살고 있냐고 마흔이 물었다 - 설레거나 시시하거나 이대로가 좋은 나이
김은잔 지음 / 포레스트북스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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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유독 여성은 취업과 결혼, 출산등등이 나이 제한으로 걸림이 되고 제약을 받는다. 만혼과 늦은 출산등으로 시대가 아무리 변하였다고는 하나, 보통 여자 나이가 마흔으로 흐르게 되면 결혼과 출산을 수순으로 생각하니 말이다. 그래서 미혼이 아닌 비혼이라는 말이 생겨나고 비혼주의자라는 말을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다.

이 책은 아직 비혼인 저자가 30대 후반부터 막연하게 마흔에 대해 느끼고 경험하고 깨달은 이야기들을 기록한 것이다. 저자의 생생한 경험담이 들어 있기에 나도 충분히 공감을 하며 읽었고 같은 여성으로서 서럽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한, 그 와중에 재밌는 에피소드도 있어서 깔깔거리도 했다.

저자는 한 때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기도 했지만 단기간 아르바이트를 통해 공무원이 적성에 맞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정말 해보고 싶었던 방송 작가의 길을 꿈꾸고 열심히 노력한 끝에 방송 작가가 된다.
결혼으로 인해 생긴 친구의 공백은 굉장한 상실감을 안겨준다. 나 역시도 친한 친구가 일찍 결혼했을 때 축하하는 마음이 먼저이긴 했지만 서운한 마음이 드는 건 어쩔수 없었다. 아무래도 결혼 후에는 친구들 과의 만남보다 가정에 더 신경을 써야 하니깐 자주 만날 수 없다는 사실이 슬펐다. 이렇게 한 명 한 명 떠나가는구나 하고 씁쓸했다.


하지만 저자는 미혼의 경우에도 지나간 자리에 다른 관계가 생겨나고 그 공백을 메워줄 다른 인연이 생겨나는 것이며 관계의 중요도가 시간에만 있는것이 아니라 의미에 있다고 말한다.

인간관계에 치여서 더 이상 인간관계에 기대하고 싶지도, 더 새로운 인연을 만들고 싶지 않지만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온라인과 비대면이 활성화되어 가고 있지만 모든 것들이 거의 사람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다.

중간중간에 고혹적인 여성 삽화가 그려져 있는데 그림이 무척 마음에 든다. 여유있고 유유자적한 당당하고 멋진 중년 여성의 모습이랄까.

서른에 꼭 해야 하는것도, 마흔 전에 꼭 이뤄야 할 것도 없는데 왜 숫자에 불과한 나이에 연연해하며 상처를 받고 감정을 다치는 것인지. 여자라서 이렇게 해야하고 저렇게 해야 한다는 식의 사고방식은 대체 누가 정한 것일까. 상대를 진심으로 걱정해서 하는 말과 비아냥거리며 내뱉는 말은 그 차이가 확연하다. 해로운 말은 한 귀로도 들을 필요가 없다.

나를 포함하여 마흔 언저리에서 방황하고 불안해하는 어른들이 많다는 것을 안다. 어디 마흔이라서 그렇겠는가. 마흔이 넘어도 인생은 고비의 연속이며 불안함을 동반하는 여정이다. 나이가 드는 것은 분명 슬픈 일이지만 나이 듦의 시간과 경험이 우리를 한층 단단하게 만들어 줄것을 알기에 마냥 슬퍼할 일은 아니지 않을까.

우리는 비혼이든 미혼이든 간에 자발적인 의지로 자신의 삶을 최선을 다해 살아나가면 된다. 누군가로 인해 느끼는 행복은 한계가 있고 남에게 의존하여 끌려다니는 삶은 정말 불행할 것이다.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라고 했다.
하루하루를 행복하고 알차게 살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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