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 수업 - 나와 세상의 경계를 허무는 9가지 질문
김헌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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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리스 로마신화를 아주 좋아한다. 대학 시절에는 컬러풀한 사진과 삽화가 많았던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를 읽었고 최근에는 <구스타프 슈바브의 그리스 로마 신화>를 읽었다. 하지만 신의 이름이 워낙 많고 어렵기도 하거니와 그들끼리 사건, 사고가 얼마나 많은지 읽을 때마다 재밌고 새로운 느낌이다.
저자인 서양 고전학 박사 김헌 교수는 문명의 근원 그리스 로마신화를 바탕으로 존재와 죽음, 자존과 행복, 타인과의 관계 등 9가지 주제를 중심으로 질문을 던지고 해답을 제시하고자 한다. 저자는 질문하기를 멈춘다는 건 인생이라는 바다에서 노를 놓아버리는 일이라고 말한다. 스스로 묻고 생각할 줄 아는 사람은 그 어떤 위기와 변화가 닥쳐도 자기 나름의 답을 찾아나가 자신의 세계를 구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철학과 문학의 발달 과정에서 그리스 신화는 뚜렷한 흔적을 남기고 있고, 중세를 거쳐 오늘날까지도 유럽 문화 전반에 걸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점에서 유익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학문에서 일상으로 이어지는 인문 신화를 더 배우고 알아가고 싶어서 이 책을 꼭 읽고 싶었다.

😀P.290 "한 번뿐인 인생을 살면서 자의든 타의든 여러 질문에 부딪히고 그 답을 찾아야 할 때, 가장 유력한 답을 제시해주는 것 중 하나가 고전인 것 같아요. 우리와 같은 고민을 우리보다 앞서서 했던 이들이 남긴 이야기를 읽고 삶의 지혜를 얻을 수 있다면 인생을 풍부하게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예전에 나는 인문학이라고 하면 재미없고 사색적이며 철학적인 것들로만 이루어진 학문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고전과 인문학 열풍이 몰아치고 있는 지금, 인문학이야말로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학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제는 나이가 들어서인지 점점 고전 문학이 좋아진다. 책장에 꽂았을 때에도 뭔가 묵직하고도 클래식한 느낌을 주고 말이다. 음악이든 책이든 예술분야에서 오랫동안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 것에는 이유가 있기 마련인 것을.

👌P.156~157 "평범하고 보잘 것 없는 삶이라고 기죽을 필요 없습니다. 어떤 삶이든 그 속을 들여다보면 다양한 일들이 일어나고 흥미진진한 부분이 있거든요. 나는 내 인생의 시인이고 주인공임을 어느 순간에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어떻게 보면 저자가 던지고 있는 9가지 질문은 결국 인간의 존엄과 행복으로 귀결되고 있는듯 하다. 저자는 그리스 로마 신화를 통해 그 인물이 겪었던 이야기를 재밌게 이야기 해주면서 그 속에서 우리가 배워야 할 점과 교훈들을 상기시키고 있는데 그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나 자신을 사랑하고 자신의 삶을 사랑해야 한다는 것이다. 신화 속 영웅들도 시련과 고통을 거치고 나서야 진정한 영웅이라 불릴 수 있었는데 우리도 힘든 삶을 이겨내고 때로는 실패도 해야 자신에 대해 더 잘 알 수 있는 것이다. 죽을 때까지 나를 모르고 살아가는 사람이 많다. 내 자신이 누구인지 어떠한 사람인지에 대해 명쾌하게 대답할 사람이 있을까.

🎬 예전에 내가 재밌게 보던 <타인은 지옥이다>와 <완벽한 타인> 이라는 드라마와 영화가 생각난다. 결국 나는 나고 타인은 타인일 뿐인 현실적이고 허무하기도 한 결말을 안겨준 작품이었지만 어떤 것을 타인과 공유한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특히 그것이 감정이라면 더욱 더.
타인을 이해 한다는 건 그 사람의 가치관을 인정하고 모든 것을 공감하는 일이다.

🏟그리스 아테네 사람들은 디오뉘서스 극장에서 함께 비극을 감상하는 것이 공적인 행사였다고 한다. 관객들은 무대 위에서 몰락하고 고통 받는 등장인물에 몰입하며 일체감을 느끼고 자신의 욕망을 돌아보며 반성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다. 우리나라 전래동화 속 인과응보, 권선징악과 같은 깨달음을 얻고 타인과 타협하고 조율하는 방법을 깨우친 지혜로운 그리스 사람들.

신화 자체에도 교훈이 많지만 김헌 교수가 던지는 생생한 질문들은 내 존재 자체와 내가 세상에서 살아가는 이유에 대해 생각해 보게 만드는 힘이 있다.

#천년의수업 #김헌 #다산북스 #다산초당 #고전인문학 #그리스로마인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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