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버전으로 새롭게 편집한 동물농장을 읽었다. 요즘 여러 출판사에서 표지나 디자인을 각색하여 고전 소설을 출간하고 있다. 근데 내가 읽은 표지는 마치 동화책처럼 너무 귀엽다. 귀여운 꿀꿀이 돼지. 하지만 다 읽고 나니 화가 치밀어 오른다.통렬한 정치 우화로 유명한 이 책은 스테디셀러이기도 하고 세계문학전집에 꼭 들어가 있는 20세기 영미문학의 대표적 작품이다. 얼마 전에 걸리버 여행기를 읽었을 때 그 책을 조지 오웰이 걸리버 여행기를 최고의 풍자문학이라며 극찬을 한 게 기억나는데 아마 조지오웰은 정치와 사회의 부조리한 점을 참지 못하고 세상에 알리지 않으면 안되는 성격인가 보다.그는 사회주의자였지만 소련식 체제를 혐오하였고 스탈린 체제를 경멸하고 있는 것이 대놓고 책에 드러나기 때문에 말이 풍자문학이지 걸리버 여행기와 마찬가지로, 누구나 알 수 있게끔 인물의 성격이나 성향을 절묘하게 그려내고 있다. 역시 펜은 칼보다 강하고 책이 갖는 힘은 대단하다.P.93 그들은 자신들이 하고 있는 모든 일이 자기들 자신과 다음 세대의 이익을 위해서 하는 일이지, 결코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착취만 하는 인간 패거리들을 위한 것이 아님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노력과 희생이 조금도 아깝지 않았다.<전체주의에 대한 섬뜩한 경고 >인간에게 벗어나 자유를 얻게 되었는데도 노예처럼 일만 하고 나폴레옹 무리에게 세뇌 당해서 자신들의 권리조차 주장하지 못하는 동물들. 결국 그들이 꿈꾸는 다 같이 잘 사는 유토피아는 없었다. 여전히 권력 위에 군림하는 세력과 따르는 세력만이 존재할 뿐. 이렇듯 전체주의는 개인의 자유와 사상을 말살시키는 위험하고도 공포스러운 비극을 낳게 한다.얼마 전에 선거가 있기도 했고 내가 몸담고 있는 사회는 어떻게 구성되고 운영되는지 생각해 보았다.나폴레옹처럼 대놓고 악덕은 아니지만 우리 손으로 뽑는 정치인 중에도 분명 속내를 감추고 본인의 목적달성을 위해 가면을 쓴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나폴레옹 혼자서라면 불가능 했을 일. 모두 그를 따르는 추종세력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다.<독재로 변질된 혁명>나폴레옹보다 더 무서운 인물은 스퀼러이다. 나폴레옹이 독재를 할 수 있도록 큰 조력자 역할을 한 인물이자 말을 교묘하게 바꿔치기 하는 선동꾼. 모든 것이 스퀼러의 지도와 계획 아래 꾸며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대부분의 농장 동물들은 나폴레옹의 과거 말과 지금이 다르다고 고개를 갸웃거리지만 그게 끝이다. 소신을 굽히지 않는 어떤 암탉은 개들에 의해 물려 죽는다. 동물농장에서 이미 돼지 집단은 누구도 감히 건드릴 수 없는 신성가족인 것이다.p.122 나폴레옹 동무가 그렇게 말했다면 그것이 맞겠지요.꿋꿋이 일만 하다가 풍차가 완성된 것도 못보고 죽어버리는 복서. 결국 복서의 유토피아는 풍차였던 셈이다.그는 왜 나폴레옹에게 반격하지 못했을까. 그중에 가장 힘이 센 동물이었는데 말이다. 거짓을 구분할 줄 아는 지혜가 그들에게 있었다면, 이건 평등한 것이 아니라고 소리칠 수 있는 용기가 그들에게 있었다면 상황이 달라졌을까.다양한 인간군상들을 각각의 동물에 빗대어 단순하고 재밌게 엮었지만 가볍게 읽을 수 없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조지오웰 #동물농장 #풍자소설 #스타북스 #animalfarm #gorgeowe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