굉장히 탐미적이고 수사적(修辭的)인 작품입니다.각본가인 수와 사진사인 공의 대화나 수가 생각하는 말들은 여러번 읽어야 무슨 뜻인지 알게 되고, 한컷 한컷 배경들은 사진만큼 실사적은 아니어도 꽤 세밀하고 정교해서 작가님의 정성과 노력이 느껴질 정도입니다.서로가 영혼의 단짝이고 안식처인데 주위에서 둘을 떼어놓으려는게 아니라 본인들 내면의 문제로 함께 하지 못해서 과연 어떻게 이것을 극복할 것인지, 아니면 극복하지 못하고 슬픈 결말이 될 것인 궁금합니다. 개인적으로 전후 일본시대의 배경은 좋아하지 않아서 시대설정이 눈에 거슬리기는 하는데 이 작가님의 작화가 보고 싶어서 흐린 눈하고 봤습니다.
땅에 떨어진 천사가 인간과 사랑에 빠져 인간이 되기를 희망한다..수많은 장르에서 지겹게 써온 단골소재죠. 1권은 부드러운 그림체와 이국적인 배경으로 동화같은 판타였는데 거기서 끝났으면 좋았을 것을 후속권이 나오더니 갑자기 천사의 과거를 들먹거리며 대천사와 악마가 나타나 존재와 실존의 이유에 대해 논하는 철학적 작품으로 변했습니다. 그래도 완결이라니 천사와 인간의 사랑이 어떻게 결말짓나 싶어 읽어보았는데 뭐랄까 어영부영 끝난 느낌입니다.과연 천사의 과거가 어땠기에 벌을 받는건지 대천사와 악마는 왜 천사를 구해준건지 뭐하나 명확한게 없어 미루어 짐작만 할 뿐입니다. 충분히 아름다웠을 스토리를 억지로 늘여놔 이도저도 아닌 작품이 되어버려 안타깝습니다.
생각외로 재미있는 작품이었습니다.274p나 되는데도 불구하고 길게 느껴지지 않을 만큼 전개도 빠르고 흡입력이 있습니다.무엇보다 공수 캐릭터가 굉장히 좋네요. 수는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대한 확실한 자신감이 있고 세운 목표를 향해 엄청 노력을 많이 하는 사람입니다. 가정사 때문에 겉으로 까칠하지만 사실은 엄청 다정하고 귀여운 건 덤이구요.공은 직업상 보여지는 모습은 카리스마 있고 프로페셜널한데 그이외의 것엔 허당이라는 반전매력이 있어서 수와의 케미가 잘 어울렸습니다.뻔한 전개와 클리셰가 좀 있지만 공수캐릭터가 좋아서 뻔하지 않은 작품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