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미들 - 마음의 고통과 읽기의 날들
수잰 스캔런 지음, 정지인 옮김 / 엘리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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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콩나무를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마음의 고통과 읽기의 날들을 담아낸 책, <의미들>을 읽었습니다. 어린 시절에 대한 이야기를 읽으며 그녀에게 서서히 마음의 병이 찾아오게 된 과정을 알게 됐어요. 정신 병동에 입원하고 그곳을 나와서도 오랜 시간 동안 힘들어하다가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모습을 보며, 수잰 스캔런에게 글이 있고, 여러 작가들의 이야기가 있었기에 그녀가 그 힘든 시간을 버텨올 수 있지 않았나 생각했습니다. 


어린 시절의 이야기부터 시작해서 정신병원에 입원을 하고, 마음의 고통을 치유하다가 서서히 일상으로 돌아가는 순서는 아니에요. 입원했을 때 만나게 된 어떤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가, 갑자기 어릴 때 이야기를 꺼내요. 그렇게 시간의 흐름과는 상관없이 이야기가 모여있어서 초반에는 단순히 누군가의 일기장 일부분을 슬쩍 훔쳐보는 느낌이었어요. 점점 읽을수록 수잰의 마음에 공감하고 수잰 주변 인물들에 대해 인식하게 되며, 500페이지의 책을 어렵지 않게 읽었습니다.



나는 1980년에서 아주 멀리 와 있는데도 그 시절은 또 얼마나 쉽게 다시 돌아오는지. 나는 그 시기를 뒤에 두고 떠나왔다고 내게 말한다. 하지만 나는 그 옆에서 산다. 이는 진실이고, 진실일 수 있다. 그러다가도 문득, 존 디디온이 말했듯, 아주 사소한 것으로도 슬픔의 소용돌이 속으로 확 끌려들어 갈 수 있다는 걸 깨닫는다. 삶이란 그 소용돌이에 저항하는 일에 달려 있다는 것을. (p.53)



너무 힘들었던 그 시절을 벗어나 살고 있음에도, 그때로부터 아주 멀어졌다고 생각했는데 한순간에 그때의 나로 돌아가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어요. 잊고 싶고 다시는 느끼고 싶지 않은 감정인데 그때의 감정으로 얼마나 쉽게 다시 돌아가는지. 저에게도 그런 순간이 여러 번 있어서 이 부분을 읽으며 슬퍼졌어요. 


이따금 그 광기 어린 감정을 상기시키는 슬픔이나 외로움을 느낄 테지만, 그건 결코 그 감정만큼 강렬하지 않으며, 더 중요한 건 이제는 그 감정이 영원히 계속되리라는 믿음이 따라붙지 않는다는 것이다. (p.150)


언제든 다시 그 순간으로 돌아갈 수 있고, 그때의 슬픔이나 우울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없다는 것에 또 다른 슬픔을 느끼고 있었는데, 이 문장을 만났어요. 결코 그때의 감정만큼 강렬하지 않으며, 그 감정은 영원히 계속되는 게 아니라는 말이 위로가 됐어요.



"치료가 효과를 내도록 만들어야 할 사람은 너야, 알지?"


"그런 것 같아."


"아니, 정말로 그래." 록산이 말했다. (p.365)


아무리 좋은 의사를 만나도, 나에게 맞는 약을 찾아도, 내가 어떻게 하는지가 중요해요. 나아지기 위해 병원을 꾸준히 찾아가고, 상담을 하고 약을 잘 챙겨 먹고, 나의 일상을 바꿔야 해요. 밖으로 나가 따스한 햇살을 느끼며 걷고, 좋은 사람들을 만나며 나를 위한 시간을 보내는 것. 의사에게만 의지하고 있거나, 약을 먹으면서도 나는 앞으로 평생 약 없이는 살 수 없다는 생각으로 무기력하게 있었다면 수잰은 학생들을 가르치고 이렇게 책을 써 내려갈 수 없었겠죠? 이런 말을 건네는 록산의 진심이 느껴졌어요.



수잰 스캔런에게는 뒤라스와 같은 여성 작가들의 이야기가 힘이 됐는데, 나에게는 어떤 작가의 이야기가 이렇게 힘이 되어주고 있을까 생각해 봤어요. 여러 작가의 책과 그 책 속의 문장들이 떠오르는데, 앞으로도 많은 책을 읽으며 나만의 뒤라스를 찾아가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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