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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봉아, 우울해? - 침몰하는 애인을 태우고 우울의 바다를 건너는 하드캐리 일상툰
향용이 지음 / 애플북스 / 2025년 10월
평점 :
[서평단으로 선정되어 무상으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한 글입니다.]

책 읽다가 또 눈물이 콸콸 쏟아졌습니다. 침몰하는 애인을 태우고 우울의 바다를 건너는 하드캐리 일상툰, 우울한 애인과 동거동락하는 블루코미디 집콕연애를 담아낸 <상봉아, 우울해?>를 읽다 보니까 우울의 바다에서 침몰하던 제가 생각나고 그때 옆에 있어주던 가족들이 생각나고 그 기나긴 시간을 기다려준 몇몇 사람들이 생각났어요. 우울한 사람의 옆에 있다는 게, 옆에 머물러준다는 게 쉽지 않다는 걸 알아서 상봉이 옆에 향용이가 있어서 너무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어요.

지금까지는 자신의 뇌가 잠시 전원을 끄고 있는 거라서 다시 전원만 잘 켜면 다시 원래대로 돌아갈 거라고 생각했던 상봉. 잠시 전원을 끄고 있는 게 아니라 뇌의 전원 자체가 망가져 버린 거라고 이야기할 때의 그 마음은 어땠을까요. 그렇게 말하게 되기까지 그는 어떤 마음으로 버텨오고 그렇게 생각하게 됐을까요. 그 이야기를 듣는 여자친구의 마음은 또 어땠을까요. 상봉이에게서 내 모습을 보고, 향용이를 보며 그 당시 내 주변 사람들의 모습을 보게 돼서 자꾸 그때가 떠오르고 울컥하고 향용이와 상봉이를 응원하게 되더라고요.

사람들의 안부 인사에도 심장이 뛰고 내가 왜 이러나 나한테 화가 났어요. 사람들과 함께 어울리는 걸 좋아했는데 여기저기 구경 다니고 산책하는 것도 좋아했는데 왜 밖으로 나가지도 못하는지 모르겠더라고요. 당연하게 해왔던 모든 것들이 힘들고 버거웠어요. 내가 왜 이럴까 답답하고 너무 싫었어요. 그랬던 시간이 있었어요.

우울의 바다를 건널 때, 모든 걸 놓아버리게 하는 말들이 있었어요. '지금까지 엄청 편하게 살아왔나 봐, 힘든 것도 없었을 텐데 우울증이라고?', '우울하다는 사람 옆에 있으면, 그 옆에 있는 사람도 괜히 같이 우울해진다더라. 우울증 있다고 특별한 대우받으려고는 하지 말고', '그게 다 의지가 약해서 생기는 거야. 마음먹기에 달렸는데 생각하는 걸 바꿔봐' 등 상처가 되는 말들이 있었어요. 그런 말을 들으면 상처가 되고 그 말을 몇 번이나 다시 떠올리면 어쩌면 그 말이 사실이 아닐까, 내가 이런 게 나 때문이구나, 나는 왜 이럴까 또 그렇게 끝없는 자책을 하게 돼요.

나를 위해 운동을 하고, 5년이나 늦은 답장을 친구에게 보내고 그러면서 또 많이 우는 상봉이를 보며 또 같이 울었어요. 보내고 싶지 않아서, 그 친구가 싫어져서 보내지 않았던 게 아니라는 걸 알아요. 그 마음이 어떤 건지, 그리고 그동안 연락 못해서 미안하다고 할 때의 마음을 알아요. 서서히 강해지고 있는 상봉이를 응원합니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 한 걸음씩 걸어나가는 상봉의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힘든 시간을 보내는 상봉의 곁에서 같이 힘든 시간을 보내고 또 힘이 되어주던 향용이와 상봉이가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상봉아, 우울해?>를 읽으며 자꾸 내 모습이 보여서 서평을 쓰면서도 제 이야기를 많이 하게 되는 것 같아요. 누구에게나 우울함을 느낄 때가 있고, 일상생활이 힘들 정도로 우울함에 허우적거릴 때가 있어요. 그런 시간을 견뎌내고 계신다면 내 잘못이 아니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그냥 그렇게 된 거라고. 그러니까 자신을 원망하지 말고 천천히 다시 행복해지자고 말해주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