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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탕수육 - 북디자이너의 마감식
김마리 지음 / 뉘앙스 / 2025년 9월
평점 :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학생 때 시험이 끝나면 먹는 음식은 거의 매번 떡볶이, 튀김, 순대였고 직장인이 되고 나서 스트레스 많이 받았던 하루를 무사히 버텨내면 먹는 음식도 떡볶이였어요. 가끔 차돌 짬뽕&탕수육을 먹는 날도 있었고 닭강정을 먹는 날도 있었지만 힘들었던 하루의 끝에 생각나는 음식은 떡볶이였습니다. 매콤 달콤한 떡볶이를 먹고 다시 힘을 내서 열심히 일했던 날들이 많았는데, 탕수육을 먹으며 마감을 기념하는 북디자이너의 이야기 <어떤 탕수육>을 읽었습니다.
마감이 정해진 업무를 할 때, 여러 상황들에 의해 일정이 미뤄지고 마감일은 다가오면 정말 스트레스를 받잖아요. 그럼에도 무사히 마감하고 나서 나를 위한 선물로 먹는 탕수육. 일하다가 충전이 필요한 순간에 먹는 달콤한 탕수육. 탕수육에 대한 이야기로 한 권의 책을 채웠다니 신기했어요. 사진을 보고 식당에 대한 설명과 음식에 대한 설명을 읽다 보면 자꾸 탕수육이 먹고 싶어져요. 그리고 책에 나온 곳 중에 진짜 꼭 가보고 싶은 식당도 표시해뒀어요. 서울에 살고 있었다면 바로 달려갔을 텐데 아쉬워요.

같은 동네에서 평생을 산다는 게 특별한 일이라는 걸 최근에 알게 됐다.
어릴 때 살던 동네에 오랜만에 가면 그때의 기억에 떠오르고 그 당시에 자주 갔던 문구점이 아직 있을 때의 반가움도 있더라고요. 주말이면 엄마 손 꼭 잡고 가던 목욕탕이 있던 자리에는 미용실과 작은 동네 마트가 생겨서 괜히 아쉬운 마음도 있었고 너무나 익숙했던 동네가 많이 바뀐 거 같아서 어색했어요. 만약 그 동네를 떠나지 않고 쭉 살았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했어요.

30년, 40년이 지나도 찾게 될 식당이 있을까. 동네에 이미 30년 동안 다닌 칼국숫집이 있지만 나이가 들어 찾아가는 식당은 느낌이 많이 다를 것 같다.
오랜 시간이 지나도록 내 입맛에 맞는 식당이 있고, 그 식당이 40년이 지나도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면 어떨까요? 지금부터 그런 식당을 찾아봐야 할까 봐요.

30장의 탕수육 사진을 보면 진짜 탕수육을 안 먹을 수가 없어요. 저만 그런 건 아닐 거예요... ㅋㅋㅋ
부산에 있는 태백관에 대한 이야기였는데, 식당 앞에 도착하면 문 앞에 놓인 철가방 여러 개가 눈에 들어온대요. 요즘 철가방 있는 곳이 거의 없는데 철가방 안에 뜨끈뜨끈한 음식을 넣어서 배달 오면 옛날 생각도 나고 음식이 더 맛있게 느껴지더라고요.
북디자이너의 마감식 <어떤 탕수육>을 읽고 나니까 다양한 직종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마감식 또는 힘들 때마다 찾게 되는 음식에 대한 이야기를 더 읽고 싶어졌어요. <어떤 탕수육>의 시리즈로 <어떤 ΟΟ>이 계속 나왔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