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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찾아갈 거야
정규환 지음 / 푸른숲 / 2025년 7월
평점 :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자기만의 속도로 이 도시를 살아가는, 에세이스트 정규환 작가님의 첫 산문집 <사랑을 찾아갈 거야>를 읽었습니다. 여행, 연애, 주거공간 등에 대해 다양한 이야기를 솔직하게 담아낸 책이에요.

추천의 말, 프롤로그 다음에 사진이 있는데 나무와 하늘 사진도 좋았고 바다 사진도 좋았어요. 이런 사진을 보면 저도 사진 멋지게 찍어보고 싶은데 막상 제가 찍어보면 느낌이 달라요. 어떻게 하면 사진을 잘 찍을 수 있을까요?
여러 이야기 중에 제일 공감했던 것들을 적어볼게요.
우선, '30대에 운전을 못 하면 벌어지는 일'을 읽으면서 너무 공감했어요. 저는 면허는 있지만 운전을 못해요. 텅 빈 주차장에 가서 배워봤는데... 속도 20만 넘어도 '어?! 지금 너무 빠른데?' 속도를 줄이게 되고 운전이 무섭더라고요. 지하철, 버스, 기차, 택시 등 다양하게 이용하고 적당한 거리는 열심히 걸어 다니고 있어요. 도로 위에서 내가 위험한 존재가 되는 걸 피하고 내 마음의 안정을 위해 당분간 계속 뚜벅이 생활을 할 예정입니다. 30대에 운전을 못 해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고 운전자를 위한 최고의 조수가 되어줄 수 있다는 작가님의 운전하지 않는 이유, 적절한 핑계를 저도 기억해둬야겠어요.
'나는 무알코올 맥주를 좋아한다'
그 이유는
첫 번째, 취하지 않는다.
두 번째, 맥주와 맛이 비슷하다.
세 번째, 맛은 맥주인데 취하지 않는다.
작가님은 매일 커피와 맥주를 마시다가, 건강을 위해 (커피는 포기할 수 없으니까) 술을 포기하고 무알콜 맥주를 마시게 됐다고 해요. 저도 요즘 무알코올 맥주를 마시고 있어서 '맛은 맥주인데 취하지 않는다'에 상당히 공감하며 읽었습니다. 자꾸 두통이 심하고 손목도 아프고 여기저기 아파서 술을 아예 안 마시고 있어요. 가끔 술 마시고 취한 느낌이 생각날 때도 있지만 그래도 무알코올 맥주가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책은 인터넷으로도 손쉽게 주문할 수 있지만 아무래도 책의 물성과 매력을 온전히 느끼려면 서점이 좋다. (...) 서점은 계절에 상관없이 대개 시원하거나 따뜻하고, 마음의 안정감을 준다. 심지어 향기도 좋다.
여름에는 더워서 온라인 서점을 선호하게 되지만, 봄가을 겨울에는 서점을 자주 가요. 특히 독립서점을 좋아해요. 책방 사장님의 추천도서가 가득한 책장을 천천히 구경하다가 만나게 되는 책이 선물처럼 느껴지고, 대체로 포장도 예쁘게 해주셔서 진짜 내가 나에게 주는 선물 같아요. 그리고 온라인 서점이나 대형 서점에서 사 온 책보다 동네 책방에서 사 온 책에 더 애정이 생겨요. 그 장소에서의 추억이 함께해서 그런 거 같아요.

"이 세상에서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일이라서요."
서울에서 자취했을 때는 집 근처 꽃집에 가서 자꾸 선인장이나 스투키를 사 왔어요. 귀여운 미니화분을 올려두고 이번에는 진짜 잘 키워봐야지 다짐하는데 자꾸 말라죽거나 뿌리가 썩어요 ㅠㅠ 검색도 해보고 잘 돌보고 싶어서 애써봐도 그렇더라고요. 그땐 실패했지만, 언젠가 꼭 텃밭을 갖고 싶어요.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 채워진, 나를 닮은 집에서 머물고 자신만의 속도로 살아가는 정규환 작가님이 솔직하게 유쾌하게, 때로는 진지하게 풀어낸 이야기가 담겨있는 책 <사랑을 찾아갈 거야>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