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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가 선물한 숨숨집
강하달 지음 / 숨숨북 / 2025년 6월
평점 :
[서평단으로 선정되어 무상으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한 글입니다.]

따뜻한 느낌의 표지, 귀여운 고양이, 고양이가 선물한 숨숨집이라니 귀엽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던 책, <고양이가 선물한 숨숨집>을 읽었습니다. 따뜻하고 귀엽다는 첫 느낌과는 다르게 학대, 성범죄, 사별에 대한 이야기와 그 아픔으로 인해 힘들어하는 주인공을 보며 저도 읽는 내내 마음이 아팠어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소설이라고 해서 여러 명의 이야기를 한 권의 책으로 엮어낸 거라고 당연하게 생각했어요. 한 사람이 다 감당하기에는 너무 큰 고통이 아닐까 싶었거든요. 고양이가 선물한 숨숨집의 주인공 자유를 따뜻하게 안아주고 싶다는 생각도 했고, 자유의 곁에 고양이와 상담사 선생님 등 힘이 되어주는 존재가 있어서 너무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어요.

슬플수록 더 밝은 얼굴을 하게 되는 사람들 있잖아. 그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알아. 그동안 널 곁에서 다독여줄 사람이 없었다는 게 아쉬웠어.
나 때문에 분위기가 가라앉을까 봐 힘들어도 괜찮은 척할 때가 있어요. 상대방의 무례한 행동에도 불편해지는 상황이 싫어서 그냥 웃을 때가 있어요. 내가 나를 돌보지 않고 다른 사람의 눈치만 보며 참고 넘기고 웃던 순간들. 그런 순간들이 쌓이면 더 이상 버티기 힘들어지기도 해요. 그래서 이 부분을 읽으며 위로를 받았어요. 그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알아주고, 저를 다독여주는 느낌이었어요.

하지만 클라이밍은 달랐다. 손으로 돌을 잡고 발로 디디며 자신이 선택한 길을 따라 천천히 높이 올라가는 과정은 그건 단순히 몸만 움직이는 일이 아니었다. 잡아야 할 돌 하나하나에 집중해야 했고 버텨야 하는 순간마다 스스로를 믿어야 했다. '나는 할 수 있다. 넘어져도 괜찮다. 죽지 않는다.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자신에 대한 믿음이 필요했다.
'자신이 선택한 길을 따라 천천히' 클라이밍뿐만 아니라 모든 일에 적용되는 거 같아요. 하나하나에 집중하고 스스로를 믿어주며 나의 선택을 따라 천천히 해나가는 것. 조급해지거나 불안할 때마다 이 말을 떠올려봐야겠어요.

내가 나를 보는 타인이라면, 이런 나를 꼭 안아줬을 텐데. 왜 나는 나를 가장 먼저 한스럽게 여겼을까.
주인공 자유에게서, 저와 비슷한 모습이 많이 보여서 책을 읽으며 더 마음이 아프고 안쓰러웠어요. 그리고 아픔 속에서 한 걸음씩 나오는 자유가 더 이상 아프지 않고 많이 웃고 따뜻함을 느끼며 살았으면 좋겠어요. 주인공 자유도, 저도, 붉거나 갈색으로 변색된 상처 자국을 안고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이 따뜻하고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책 속에는 자유에 대한 이야기와 고양이 햇눈이, 소소, 봄이(돌봄)에 대한 이야기가 나와요. 상처받은 고양이들과 사람들의ㅣ 상담을 도와주는 햇눈이, 펫 업체 공장에서 고통의 시간을 보냈던 소소, 학대당하다가 스스로 도망쳐 나와 유기묘가 됐던 봄이. 최근에 유기견과 관련된 책을 읽으면서도 화나고 미안한 감정을 느꼈는데 '고양이가 선물한 숨숨집' 속 고양이의 이야기를 읽으면서도 그랬어요. 우리에게 사랑을 나눠주고 따뜻한 온기도 나눠주는 반려동물인데, 어떻게 저럴 수 있을까요..
천천히 쉬었다 가며, 더 재밌게 씩씩하게 살아갈 주인공 자유를 응원하며 글을 마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