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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의 날들
조 앤 비어드 지음, 장현희 옮김 / 클레이하우스 / 2025년 6월
평점 :
[서평단으로 선정되어 무상으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한 글입니다.]

축제하면 어떤 모습이 떠오르시나요? 어두운 밤하늘을 밝혀주는 아름다운 불꽃놀이, 환하게 웃는 사람들, 알록달록 풍선을 들고 뛰어다니는 아이들. 밝고 흥겨운 이미지가 떠오르는데, 축제의 날들이라는 책의 제목과는 다르게 어딘가 쓸쓸해보이는 뒷모습이 그려진 표지를 보며 어떤 내용일까 더욱 궁금해졌습니다. 소설이기도 한 에세이와 에세이이기도 한 소설이 실린 책, <축제의 날들>을 읽으며 다 소설이었으면 좋겠다 생각했어요. 실제로 있었던 일이 아니라 작가님의 상상으로 만들어진 허구의 이야기였으면 했습니다.
읽으면서 마음이 불편했던 이야기도 있었고 가슴 아팠던 이야기도 있어요. 마음이 불편했던 건 폭력에 대한 구체적인 묘사에 자꾸 그 모습이 그려져서 분명히 글로 읽었는데 제가 그 폭력의 현장을 본 것 같은 느낌이었어요. 가슴 아팠던 이야기는 셰리의 이야기였어요.
셰리는 유방암이 림프계로 전이됐다는 진단과 함께, 남은 수명이 길어야 2년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항암치료를 하지 않기로 결정해요. 시간이 갈수록 버티기 힘들 정도로 건강이 나빠지는 셰리와 셰리의 마지막까지 옆에서 함께 하는 셰리의 가족, 셰리의 친구의 이야기를 읽으며 마음이 아팠어요. 견딜 수 없을만큼 아픈 몸, 그런 나때문에 마음 아파하는 주변 사람들을 보는 셰리는 얼마나 힘들었을까요? 그런 셰리를 옆에서 지켜보는 가족들과 친구들은 또 얼마나 힘들었을까요?

두 사람은 셰리의 말을 귀기울여 듣는다. 우리 예쁜 아가씨들, 이 엄마가 사랑한다는 걸 절대로 잊지 마.
여기서 또 눈물 왈칵... 서평을 쓰고 있는 지금도 다시 또 눈물이 나려고 해요 ㅠㅠ

다들 두 사람을 조용히 달래려 하지만, 그들을 위로하는 건 불가능한 일이다. 간신히 몸을 떼어내고 문 쪽으로 향하려다가도, 두 사람은 다시 셰리에게 돌아와 매달린다. 셰리는 두 사람의 이마에 입을 맞추고, 조용히 속삭이며, 그들을 진정시키려 한다.
이때 사라와 케이티의 마음이 어땠을지는 상상도 되지 않지만, 너무 마음이 아팠어요.
인스타그램 '클레이하우스' 계정에서 '화장하고 절대 읽지 마세요'라는 경고 아닌 경고를 먼저 보고 책을 읽었는데, 왜 그런 말을 하셨는지 알 거 같아요. 축제의 날들에 수록된 모든 이야기를 읽으면 울었던 건 아니지만, 그래도 카페나 지하철에서 읽지 않고 집에서 읽기 잘했다 생각하며 마지막 페이지를 덮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