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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랑을 위한 산책 - 헤르만 헤세가 걷고 보고 사랑했던 세계의 조각들
헤르만 헤세 지음, 김원형 옮김 / 지콜론북 / 2025년 4월
평점 :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산책 좋아하는 저를 위한 책을 읽었습니다. 헤르만 헤세의 <방랑을 위한 산책>이라는 책입니다. 헤르만 헤세가 스위스와 독일 남서부를 거닐며 남긴 기록을 담고 있는데, 여행에 대한 이야기이면서 도시 또는 자연 속을 걸어 다니면서 떠오른 생각이 담겨 있습니다. 걷다 보면 다양한 생각을 하게 되는 날도 있고 아무 생각 없이 걷고 또 걷게 되는 날도 있어요. 그렇게 산책하면서 지친 마음을 다독이는 시간을 많이 가졌기 때문일까요, 방랑을 위한 산책을 읽으면서 밖으로 나가서 혼자 걷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나는 혼자지만 그 고독이 나를 아프게 하진 않는다. 다른 무엇도 바라지 않는다. 나는 태양이 나를 향해 온전히 쏟아져도 감당할 준비가 되어 있다. 성숙해지기를 갈망하며 죽을 준비가 되어 있으며, 다시 태어날 준비가 되어 있다. 세상은 더 아름다워졌다.
자꾸 다시 읽게 되는 부분이 많았어요. 읽었던 부분을 읽고 또 읽으면서 천천히 페이지를 넘기게 되는 책이에요. 시냇물, 돌, 초원, 포도밭, 깊고 넓은 계곡 등 다양한 자연에 대해 이야기해요. 헤르만 헤세는 여행의 기술이란 '스쳐 지나가는 풍경과 우연한 만남, 길 위에 흩어진 찰나의 아름다움을 놓치지 않는 것'이라고 말하는데, 찰나의 아름다움을 놓치지 않으며 걷고 보고 그걸 기록으로 남겼구나 생각했습니다.

우울함에 대한 좋은 치료법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노래, 독실함, 와인 마시기, 음악 연주, 시 짓기, 거닐기. 위로가 되는 노래를 들으며 우울한 날 견뎌내기도 했고, 무작정 걸으면서 복잡한 머리를 비워내기도 했어요. 시 짓기는 해보지 않았지만 일기를 쓰면서 내 감정을 정리해 본 경험도 있습니다. 나의 경험을 떠올려보기도 하고 나도 이렇게 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읽으면서 같이 상상해 보게 돼요. 새들의 목소리가 만드는 얇고 반짝이는 소리가 들리고, 따뜻한 햇살이 느껴진다고 상상해 봤습니다. 잠시 눈을 감고 한번 해볼까요? 마음이 평온해지는 느낌이에요. 오늘 회사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지친 상태였는데 또 기분이 괜찮아졌어요. 이렇게 책을 읽으며 위로받고 즐거움을 느끼고 해서 자꾸 책을 읽게 되는 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