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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왼발 - 여섯 작가의 인생 분투기
김미옥 외 지음 / 파람북 / 2025년 4월
평점 :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실패, 상처, 슬픔을 겪은 누군가의 이야기를 들으며 함께 슬퍼하기도 하고 그 속에서 위안을 얻기도 해요. 이 책을 읽으며 같이 아파하고 또 위로를 받기도 했습니다. 여섯 작가님의 인생 분투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볼까 합니다.
여섯 작가의 이야기가 한 권의 책에 담겨 있습니다. 유독 더 마음에 남은 이야기가 있어요. 여행을 가면 늘 칼을 샀다는 김미옥 작가님의 이야기입니다. 왜 칼을 사 오는 걸까? 궁금했어요. 여행지에 가면 다양한 기념품이 많은데 굳이 칼을 사 오고 그 칼을 서랍 속에 넣어두기만 했던 이유가 궁금했습니다. 그 이유를 알게 된 순간, 그냥 멍해졌습니다. 실제로 있었던 일이 아니었으면 좋겠다 싶은 가정 폭력에 대한 이야기. 이런 일을 겪은 너무 어렸던 그 아이를 안아주고 싶었어요.

이렇게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아프고 힘든 시간들이었을까 가슴이 아픈데 '누구에게나 상처는 있다. 상처가 고통으로 말을 걸 때 귀를 기울여야 한다. 아프다고 다 나쁜 것은 아니다'라는 문장으로 이야기를 마무리해요. 상처가 고통으로 말을 걸 때 무시하지 않고 그 고통의 원인을 들여다보고 나의 상처를 다독이는 시간을 보내다 보면 더 큰 상처가 되는 걸 막아주지 않을까요?

우리는 실패한 삶을 산 것일까.
나이만 먹은 우리는 실패한 것인가.
실패한 삶은 어떤 삶이고, 성공한 삶은 어떤 삶일까? 생각해 봤어요. 나는 성공한 삶을 살고 있을까, 실패한 삶을 살고 있는 걸까? 실패했다고 하기도 성공했다고 하기도 애매한 삶이 아닌가 싶다가도 애매한 삶이 실패한 삶인가 싶기도 했어요. 책을 읽고 서평을 쓰고 있는 지금 이 순간에도 딱 답이 나오지 않아서 여전히 생각해 보고 있습니다.

저에게도 이렇게 지냈던 적이 있어서 이 글을 읽으며 마음이 아팠어요. 나를 미워하고 내가 나에게 상처를 주던 시간들. 그 시절에 만난 시, 음악, 영화, 책 덕분에 무사히 대학을 졸업하고 작가가 될 수 있었다는 작가님의 글을 보며 음악, 영화, 책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저도 힘들었을 때 노래를 듣고 책을 읽고 영화를 보며 많이 위로를 받았고 힘든 시간을 버틸 수 있었어요.
여섯 작가의 분투기, <나의 왼발>을 읽으며 실패가 무조건 나쁜 것만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여섯 작가님들에게도 그리고 우리 모두에게도 고통과 상처는 없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책을 덮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