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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 계절
이루다 지음 / 마음세상 / 2025년 2월
평점 :
[서평단으로 선정되어 무상으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한 글입니다.]

조금은 더디더라도 자신의 속도로 스며드는 계절, 온전한 자신의 계절을 맞이하며 살아가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한 책, <달팽이 계절>을 읽었습니다. 달팽이 계절이라는 책의 제목을 보고 읽어보고 싶어졌어요. 조급하게 바쁘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게 아니라 달팽이처럼 느릿느릿하지만 여유를 가지고 살아가는 이야기가 아닐까 책의 내용을 추측해 봤습니다.
늘 빠르게, 바쁘게 생각하고 행동하다가 어느 날 달팽이를 유심히 관찰하다 느리게 살고 싶다는 소망을 품게 된 작가님의 솔직한 이야기가 담겨 있었어요. 나와 비슷한 경험을 하고 힘들었던 시간을 살아내고 지금은 글쓰기, 책 읽기, 산책, 음악 등 자신이 좋아하는 것들로 위로받고 힘을 얻으며 온전히 그 순간, 그 계절을 느끼며 살아가는 이야기를 보며 공감하고 '아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구나' 배우기도 했어요.

나의 인생 문장은 어떤 문장일까? 책을 읽으며 만나게 되는 문장 중에 나를 껴안고 다독여 줬던 문장을 떠올려봤는데, 딱 떠오르는 한 문장이 없어요. 앞으로도 많은 책을 읽으며 나의 인생 문장을 기다려봐야겠어요.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것과 다른 이유로 책을 좋아한다고 말하는 게 부끄러웠어요. 책 읽는 걸 좋아한다고 하면 '책을 왜 읽어요? 지루하지 않아요?'라거나 '활동적인 취미를 가져야지... 왜 그런 혼자서 하는 취미를 즐겨요?'라거나 책을 좋아한다고 말하기가 점점 조심스러워지고 부끄러워지게 하던 반응들이 있었어요. 그래서 주말에 뭐 하냐고 물어보거나 취미를 물어보면 그냥 뭐 딱히 없다고 대답하고는 했어요.
요즘은 책을 좋아한다고 말하는 걸 부끄러워하지 않고 당당하게 말하고 있어요. 읽을수록 책이 더 좋아지고, 책을 좋아하는 게 부끄러워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 당당하게 대답해요.
"저 책 읽는 거 좋아해요. 주말에는 하루 종일 책 읽는 날도 있고 책도 읽고 산책하는 날도 있고 그래요"

시간이 지나면 이 또한 지나갈 텐데, 다 잊혀질텐데. 뭐가 그렇게 두려운지 잔뜩 움츠러든 내 어깨를 뒤에서 살포시 어루만져 본다. 삶은 여전히 아플 수밖에 없고, 상처는 당연히 받을 수밖에 없고. 그래, 그게 삶이지.
힘든 순간이 오면 이 문장을 생각날 거 같아요. 이 문장이 단 하나의 내 인생 문장은 아니겠지만, 인생 문장 중 하나로 기억해둬야겠어요. 상처가 아예 없을 수는 없겠지만, 또 지나갈 거고 서서히 잊힐 거고 모든 순간 힘들기만 할 것도 아니고 좋은 순간도 많이 있으니까요. 천천히 나만의 속도로 살아가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