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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스토랑 핑크 ㅣ Dear 그림책
이지현 지음 / 사계절 / 2025년 4월
평점 :
[출판사 서평단으로 선정되어 무상으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한 글입니다.]

전체적으로 표지가 너무 예쁘지 않나요? 평소에 그림책을 즐겨 읽지는 않는데, 독립서점에 갔다가 그림책을 보게 되면 진짜 너무 갖고 싶어지더라고요. 이 책도 책방에 갔다가 우연히 발견하게 됐다면 바로 구매하지 않았을까 싶어요.

어서 오세요.
여러분의 완벽한 식사를 위한 곳,
레스토랑 핑크입니다.
레스토랑 핑크는 손님이 어떤 요구를 하든지 다 들어주는 레스토랑입니다. 레스토랑 핑크의 모든 서비스는 고객의 욕구를 최우선으로 하는데 조금 특이하다 싶은 손님도 있지만 정말 말도 안 되는 요구를 하는 손님도 있어요. 이런 레스토랑이 존재한다면, 나라면 어떤 요청을 하게 될까? 내가 레스토랑 핑크에서 일하게 된다면, 저런 요구를 하는 손님들을 보며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까? 생각해 보면서 읽었어요.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주문서를 보며 이 테이블의 손님들은 어떤 메뉴를 주문했는지, 어떤 요구사항이 적혀 있는지 궁금해하면서 즐겁게 읽었습니다. 그림을 보는 재미도 있고 주문서를 읽어보는 재미도 있고 나라면 어땠을까 상상해 보는 즐거움도 있습니다.
내 안의 불안감이 증폭되는 상황,
주변에서 무턱대고 떠받드는 상황,
즉각적인 성취감에 사로잡힌 상황,
채워지지 않는 허무감에 잠식된 상황...
이곳에 있는 나는 과연 분별력을 잃지 않을 수 있을까?
레스토랑 핑크에서 나는 어떤 주문을 원할까?
그 생각 안에서 나의 진짜 모습을 찾게 됩니다.
내가 어떠한 요구를 해도 이해해 주는 공간에서는 그 이외의 공간에서와는 또 다른 나의 모습을 보게 됩니다. 레스토랑 핑크라는 모든 요구를 다 들어주고 최선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간과 가장 비슷하다고 생각되는 공간이 부모님과 함께 살던 집이 아닐까 싶어요. 내가 투정을 부려도 이해해 주고 갖고 싶은 게 있다고 하면 사주시던 부모님과 함께 있는 그 곳. 부모님과 함께 할 때의 저의 진짜 모습은 어땠는지 생각해 보게 되네요.
그림책이라고 하면 어린이를 위한 책이라고 생각했었는데 가끔 예쁜 표지에 끌려서 읽게 되는 그림책들을 읽어 보면 어른들에게도 너무나 필요한 책이라는 걸 깨닫게 됩니다. 책을 좋아하는 친구에게도, 책 읽는 걸 즐기지 않는 친구에게도, 티니핑을 좋아하는 어린 조카에게도 선물해 주면 좋은 "레스토랑 핑크"에 대한 이야기를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