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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이름들의 낙원
허주은 지음, 유혜인 옮김 / 창비교육 / 2025년 4월
평점 :
[출판사 가제본 서평단으로 선정되어 무상으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한 글입니다.]

허주은 장편소설이라고 적혀 있는데 한국인 같은데 왜 번역가가 있는 걸까? 궁금했어요. K-역사 미스터리 소설이고 한국인의 이름이 적혀 있는데 허주은 작가님이 한국인이 아닌 건가.. 궁금해하면서 책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한국에서 태어났지만 청소년 시절 대부분을 캐나다에서 보낸 작가님은 한국에 큰 관심을 두지 않고 청소년기를 보냈다고 해요. 그러다가 어떤 책 한 권을 읽으며 한국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됐어요. 그 책이 한무숙 작가님의 '만남'이라고 하는데 한국의 역사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만들고 그 관심으로 한국의 역사 미스터리 소설까지 쓰게 됐다니, 만남이라는 책이 궁금해졌어요. 책을 읽다 보면 이렇게 또 다른 책으로 이어지는 즐거움이 있습니다. 조만간 한무숙 작가님의 만남을 읽어보기로 하며 다시 잃어버린 이름들의 낙원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가 볼게요.

"다모 설, 네가 발견한 그 사실이 어째서 이 사건의 판도를 뒤집는지 아니?"
딱 떠오르는 한 명의 배우가 있던 건 아니지만 이야기를 읽어나가면 자꾸 그 모습을 그려보게 되고 대사가 귀에 들리는 기분이에요. 드라마나 영화로 제작된다면 꼭 봐야겠다 생각했어요. 연쇄 살인사건의 비밀을 쫓는 다모 '설'의 용감한 발걸음 위로 19세기 조선, 역사 속 숨겨져 있던 이야기가 담겨 있는데 다모가 어떤 일을 하는 건지 처음 알게 됐어요. "아프냐? 나도 아프다.."라는 대사 기억하시나요? 드라마 '다모'의 명대사입니다. 다모라는 드라마를 보지 않았는데 대사는 예능에서 많이 들었어요. 그래서 다모라는 단어는 알고 있었지만 정확하게 어떤 건지 아예 몰랐습니다. 그리고 '잃어버린 이름들의 낙원'을 읽으며 다모에 대해 알게 됐어요.
다모 : 조선시대 관아에서 차를 끓이고 대접하는 일을 하던 여자 관비를 지칭하는 말, 조선 후기에는 각 관아의 성격에 맞게 차를 끓이는 일 외의 일도 담당하였는데, 그 예로 포도청에 소속되어 여성 범죄를 담당했다는 기록이 있다. (위키백과 검색 결과입니다)
이 소설의 주인공인 다모 '설'이 포도청에 소속된 다모입니다. 여성 범죄자를 체포하거나 여성 피해자를 검시하는 역할을 해요. 호기심이 많은 다모 '설'은 여러 사건에 엮이게 되는데 그 모습을 지켜보면서 숨죽이게 되고 또 어떤 일이 일어날지 궁금해서 여기까지만 읽고 자야지 하면서도 자꾸 다음 페이지를 넘겨보게 되더라고요. 설이가 위험에 빠지지 않을까, 지금 저 사람은 나쁜 사람일까? 착한 사람일까? 믿어도 되는 사람일까? 왜 이런 말을 꺼내는 걸까. 계속 이어질 이야기를 궁금해하며 읽었습니다.

P255.
"그리고 글을 쓸 때는 붓을 단호히 움직여야 돼. 돌이킬 수 없거든."
"꼭 인생 같네요. 돌이킬 수 없다는 게."
위험을 예감하듯 등이 찌릿해지는 느낌을 받으며 내가 중얼거렸다.
위험한 일이 생길 거 같은 느낌이죠. 설이에게 큰 아픔 없이, 고난 없이, 다치지 않고 잃어버린 이름들의 낙원이 끝났으면 좋겠어요. 드라마 한 편이 끝날 때 제일 궁금증을 유발하는 장면에서 끝이 나잖아요. 가제본 "잃어버린 이름들의 낙원"도 그렇게 궁금증을 마구 유발하고 끝났습니다.
책에 수록된 '이 책에 쏟아진 찬사' 중에서 제일 공감했던 찬사로 이번 글을 마무리하겠습니다.
아름다운 문체와 섬세한 안목이 돋보이는 이 작품은 한번 읽기 시작하면 밤새도록 책을 손에서 놓지 못할 것이다.
-나피자 아자드('촛불과 불꽃'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