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원성취 고객센터
마론 지음 / 팩토리나인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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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은 만족스럽지 못한데 딱히 소원이라고 할 만큼 바라는 건 없는 요즘. 현실을 타개할 방법도 모르겠고 어느 길로 어떤 방향으로 가야할 지도 모르겠고. 그런 상태에서 이 책을 만났다. 남들은 무슨 소원이 있을까, 무엇을 이루고 싶을까 궁금해서 책을 잡았다.

그런데 일단 시작부터 범상치 않다. 주인공에 대한 설정이 남다르다. 주인공이야말로 간절히 바라는 소원이 있을 것 같은 기구한 어린 시절을 겪은 사람이다. 옴니버스식 구성이되 마지막 소원 성취는 주인공의 소원이겠구나 쉽게 짐작 가능하다.

주인공은 뛰어난 실력으로 어린 시절의 역경을 다 극복하기 전 성공적으로 자립을 한다. 온세상을 열광하게 하는 '미래나'라는 앱을 만들고 사람들의 삶의 모습을 바꾼다. 그리곤 대표직에서 물러나 소원성취 앱을 만든다.

최애 아이돌의 행복을 바라는 팬, 악플이 싫은 웹소설 작가, 가족은 버렸떤 과거의 미안함을 고양이에게 투영해 고양이의 마음을 알고 싶고 고양이를 사랑하는 중년 남자, 오지랖 그만 부리고 선을 긋고 거절도 잘하고 싶은 빵집 사장, 억울하게 죽은 동생의 복수가 하고 싶은 언니, 용기 내서 지금의 행복을 살라고 강의하는 자기계발강사지만 남의 불행한 이야기를 보고 들으며 자신의 불행을 위로 받는 남자.

이들의 사연은 각양각색이고 소원을 이뤄주는 방법도 다 다르다. 처음에는 별 의미를 두지 않고 표지 그림을 봤는데, 내용을 읽으면서는 각자의 길을 걷고 있는 사람 일곱 명이 나오는 표지의 그림에서 사연의 주인공을 찾아보았다.

소원성취 앱도 비현실적이기에 소원을 이뤄주는 그 과정에서도 현실성을 찾기는 어렵다. 모든 사연에 통쾌한 사이다가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모든 사연이 다 요즘 현대 사회에서 충분히 있을 법한 사연이기에 그럴 수도 있겠다고 고개를 끄덕이며 읽게 된다. 통쾌한 사이다는 없지만 찝찝함도 없다. 부드럽고 잔잔하게 풀어가는 이야기 속에서 사연자들은 각기 자신의 갈 방향을 찾는다. 소원성취앱이 완벽한 성취를 보장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나침반으로서 소망을 이루는 도우미 역할을 하는 것이고 소원을 이루는 것은 본인이라는 주인공의 설명대로이기 때문이다. 사연자들은 나침반의 도움을 받아 자신이 나아가야 할 길을 잘 찾아간다. 그들이 가는 방향에서 또 어떤 역경을 만나게 될 지 모르지만 한 번 길을 찾은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기에 다시 또 알맞은 길을 찾아 나아갈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톡 쏘는 사이다는 아니지만 갈증 풀어주는 시원한 옥수수수염차는 마신 기분.

간절히 바라는 소원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고 자신이 주인공이어서 소원성취앱을 만든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자신의 소원에서 한 발짝 떨어져서 보면 좋겠다.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게끔 도와주어야 할 지 제 3자의 시각으로 생각해보면 스스로 그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도서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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