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주년이라는 새삼 숫자의 크기에 놀랍니다. 초심을 잃지 않는 알라딘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물건을 파는 단순한 쇼핑몰만이 아니라 책을 중심으로 독자와 소통하고 건강하고 생산적인 담론을 만들어가는 장이 되기를 또 바랍니다. 도서정가제 등 출판 현실에 관한 문제에도, 자본의 논리뿐만 아니라 출판 생태계의 일원인 인터넷 서점으로서 건설적인 의견을 많이 내주기를 또한 부탁합니다.
다자이 오사무의 최고작이라면 <추억>이라고 할 터이고(오사무 식 <소나기>(황순원) 정도 될까) 집요함과 유쾌함으로 말하자면 <피부와 마음>을 꼽겠다(읽는 내내 손발이 오그라들고 킥킥대는 웃음을 참을 수 없다). 다자이 오사무는 사소설이라는 장르를 완성했다고 본다. 아름다움의 정점에 올려놨다. 사소설을 일으켰다는 다야마 가타이의 <이불>도 만만치 않게 집요하지만 참으로 찌질함의 극치를 추구했다고 본다. 이 작품은 꿈틀거리는 가능성이 충만하다. 니시무라 겐타의 <고역열차>는 <이불>에 가깝지만 훨씬 품위가 있고 진지하다. <나락에 떨어져 소매에 눈물 적실 때> 후반부에 이르면 작가의 솔직하고 냉철한 고민을 엿볼 수 있다. 요컨태 이 작품은 엉터리가 아니고 진짜다. 바닥을 치고도 또 그 바닥을 뚫어 파고드는 치밀함이 카타르시스를 준다. 알라딘 책 소개를 뒷부분에 작가 인터뷰가 책에 실리지 않아 아쉽다. 꼭 읽어보라고 소개하고 싶다. 책도 인터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