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폴레옹광 아토다 다카시 총서 2
아토다 다카시 지음, 유은경 옮김 / 행복한책읽기 / 2008년 8월
평점 :
절판


아토다 다카시는 최근에 소개된 작가들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는데 아래 소개하는 세 권의 책이 1978년, 1979년에 나왔다는 점을 생각하면 그럴 만도 하지만, 이 세 권의 책에 실린 작품들은 너무나 뛰어나다.

아토다 다카시는 단편 '방문자'로 1978년 추리작가협회상을, 단편집 <나폴레옹광>으로 1979년 상반기 나오키상을 받았다. 흔히 찾아볼 수 없는 단편의 명수이며 '기묘한 맛'을 내는 작품을 쓰는 독창적인 탐구자다. '기묘한 맛'이라는 말을 일본에서 처음 사용한 에도가와 란포는 이것을 "천진난만하며 사랑스럽고, 더불어 은백색의 서늘한 잔혹미, 엉뚱하고 유들유들한 유머가 있는 천진난만한 잔학성이 바로 그것이다"라고 정의한다.

단편소설의 참맛은 치밀하고 압축적인 구성과, 결말에서 통쾌할 정도로 뒤통수를 후려치는 반전에 있다고 하겠는데 아토다 다카시는 재치 있는 반전을 구사하는 차원을 넘어 '기묘한 맛'을 독자에게 선사하는 뛰어난 작가다.

그의 작품에 나오는 이야기는 말하자면 요즘에도 여름에 자주 등장하는 도시괴담과 비슷한 것인데 논리에 맞지 않게 이야기가 끝나버리는 도시괴담과 비교해서 훨씬 개연성이 높고 품격이 있으면서도 도시괴담보다 상쾌한(?) 뒷맛을 남긴다. 피가 낭자하는 영화를 볼 때 느끼는 속 울렁거리는 역함이 아니라 등골이 서늘하고 오싹한 느낌.

흔히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다'는 상투어를 많이 쓰는데 아토다 다카시의 작품은 분량이 적은 단편인데도 반전이 두 번, 세 번, 여러 번 나온다. 그것이 참으로 놀라운 점이다. 한두 쪽을 남겨놓고 반전이 나와서 "오오! 그랬단 말이야?" 하고 놀라게 되는데 방심하고 있다가 마지막 두 줄에서 또 반전이 나온다. 한 작품이 끝날 때마다 "이게 뭔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러니 귀신이 나오고 피가 철철 흘러넘치는 공포 영화는 비교할 수가 없지.

아토다 다카시의 작품은 확실히 재미있다. 읽고 나서 실망하지 않는다. 무더운 여름 밤에 친구들과 바닷가에 둘러앉아 있을 때 한 친구가 "내가 무서운 얘기 하나 해줄까?" 하면서 말을 꺼내는 그런 이야기다. 오오, 정말 기대가 된다.

<나폴레옹광> 뒤표지에 영화평론가 정성일이 쓴 서평에 이런 말이 있다.

"조금씩 슬금슬금 몽롱하게 만들면서 예기치 않게 그렇게만은 결말을 맺지 말아주었으면 하는 엔딩이 매번 기다릴 때, 그러면서 그 엔딩이 점점 더 꿈을 꾸는 것처럼 허우적거릴 때, 나는 고개를 들 용기를 잃어버렸다. ... 아아, 제발 끝나면 안돼, 라고 말하고 싶어지는 책. 반드시 순서대로 읽으실 것."

그렇다. 읽으시라. 읽고 또 읽어도 질리지 않을 뛰어난 작품으로 가득찬 알찬 단편집.

댓글(0) 먼댓글(1)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 책장이 잘 넘어가지 않는 까닭은 뻣뻣한 책장과 빡빡한 제본 탓이 아니다
    from 철썩이는파도같은책 2010-07-29 11:04 
    아토다 다카시는 최근에 소개된 작가들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는데 아래 소개하는 세 권의 책이 1978년, 1979년에 나왔다는 점을 생각하면 그럴 만도 하지만, 이 세 권의 책에 실린 작품들은 너무나 뛰어나다. 아토다 다카시는 단편 '방문자'로 1978년 추리작가협회상을, 단편집 <나폴레옹광>으로 1979년 상반기 나오키상을 받았다. 흔히 찾아볼 수 없는 단편의 명수이며 '기묘한 맛'을 내는 작품을 쓰는 독창적인 탐구자다. '
 
 
 
냉장고에 사랑을 담아 아토다 다카시 총서 1
아토다 다카시 지음, 유은경 옮김 / 행복한책읽기 / 2008년 4월
평점 :
절판


아토다 다카시는 최근에 소개된 작가들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는데 아래 소개하는 세 권의 책이 1978년, 1979년에 나왔다는 점을 생각하면 그럴 만도 하지만, 이 세 권의 책에 실린 작품들은 너무나 뛰어나다.

아토다 다카시는 단편 '방문자'로 1978년 추리작가협회상을, 단편집 <나폴레옹광>으로 1979년 상반기 나오키상을 받았다. 흔히 찾아볼 수 없는 단편의 명수이며 '기묘한 맛'을 내는 작품을 쓰는 독창적인 탐구자다. '기묘한 맛'이라는 말을 일본에서 처음 사용한 에도가와 란포는 이것을 "천진난만하며 사랑스럽고, 더불어 은백색의 서늘한 잔혹미, 엉뚱하고 유들유들한 유머가 있는 천진난만한 잔학성이 바로 그것이다"라고 정의한다.

단편소설의 참맛은 치밀하고 압축적인 구성과, 결말에서 통쾌할 정도로 뒤통수를 후려치는 반전에 있다고 하겠는데 아토다 다카시는 재치 있는 반전을 구사하는 차원을 넘어 '기묘한 맛'을 독자에게 선사하는 뛰어난 작가다.

그의 작품에 나오는 이야기는 말하자면 요즘에도 여름에 자주 등장하는 도시괴담과 비슷한 것인데 논리에 맞지 않게 이야기가 끝나버리는 도시괴담과 비교해서 훨씬 개연성이 높고 품격이 있으면서도 도시괴담보다 상쾌한(?) 뒷맛을 남긴다. 피가 낭자하는 영화를 볼 때 느끼는 속 울렁거리는 역함이 아니라 등골이 서늘하고 오싹한 느낌.

흔히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다'는 상투어를 많이 쓰는데 아토다 다카시의 작품은 분량이 적은 단편인데도 반전이 두 번, 세 번, 여러 번 나온다. 그것이 참으로 놀라운 점이다. 한두 쪽을 남겨놓고 반전이 나와서 "오오! 그랬단 말이야?" 하고 놀라게 되는데 방심하고 있다가 마지막 두 줄에서 또 반전이 나온다. 한 작품이 끝날 때마다 "이게 뭔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러니 귀신이 나오고 피가 철철 흘러넘치는 공포 영화는 비교할 수가 없지.

아토다 다카시의 작품은 확실히 재미있다. 읽고 나서 실망하지 않는다. 무더운 여름 밤에 친구들과 바닷가에 둘러앉아 있을 때 한 친구가 "내가 무서운 얘기 하나 해줄까?" 하면서 말을 꺼내는 그런 이야기다. 오오, 정말 기대가 된다.

<나폴레옹광> 뒤표지에 영화평론가 정성일이 쓴 서평에 이런 말이 있다.

"조금씩 슬금슬금 몽롱하게 만들면서 예기치 않게 그렇게만은 결말을 맺지 말아주었으면 하는 엔딩이 매번 기다릴 때, 그러면서 그 엔딩이 점점 더 꿈을 꾸는 것처럼 허우적거릴 때, 나는 고개를 들 용기를 잃어버렸다. ... 아아, 제발 끝나면 안돼, 라고 말하고 싶어지는 책. 반드시 순서대로 읽으실 것."

그렇다. 읽으시라. 읽고 또 읽어도 질리지 않을 뛰어난 작품으로 가득찬 알찬 단편집.

댓글(0) 먼댓글(1)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 책장이 잘 넘어가지 않는 까닭은 뻣뻣한 책장과 빡빡한 제본 탓이 아니다
    from 철썩이는파도같은책 2010-07-29 11:03 
    아토다 다카시는 최근에 소개된 작가들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는데 아래 소개하는 세 권의 책이 1978년, 1979년에 나왔다는 점을 생각하면 그럴 만도 하지만, 이 세 권의 책에 실린 작품들은 너무나 뛰어나다. 아토다 다카시는 단편 '방문자'로 1978년 추리작가협회상을, 단편집 <나폴레옹광>으로 1979년 상반기 나오키상을 받았다. 흔히 찾아볼 수 없는 단편의 명수이며 '기묘한 맛'을 내는 작품을 쓰는 독창적인 탐구자다. '
 
 
 
문명의 관객 - 미디어 속의 기술문명과 우리의 시선
이충웅 지음 / 바다출판사 / 2009년 1월
평점 :
품절


다이어트, 성형수술, 기름 유출, 광우병, 블로그... TV 뉴스나 신문에서 자주 보는 과학의 주제들이다. 이 책은 "한국 사회를 지배한 기술문명에 대한 치열한 담론과 과학, 기술문명, 미디어, 그리고 수용자의 관계에 대한 성찰!"을 다루고 있다. 즉 흔히 접할 수 있는 기술문명의 주제에 대해 우리가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아야 하는지를 보여 준다.

"우리는 이 문명의 '관객'이 될 수 있는가?" 그것보다 "주인공도 아닌, 하필 '관객'이 되어야 할 이유는 어디에 있는가?"라며 지은이가 던진 질문은 관객임을 모른 채 문명의 현상을 멍하니 또는 맹목적으로 바라보기 때문이라는 일종의 자기 반성이라는 답을 끌어낸다. 영화가 상영되는 중간에 관객이 알아차리지 못하게 콜라병으로 보여 주었더니 영화가 끝난 후 사람들이 모두 콜라를 찾더라 하는 이야기와 비슷하다. 지은이는 이 문명의 형식에 주의를 기울임으로써 기계적으로 지각되어 온 문명의 내용을 성찰적 이성을 발휘하여 바라보라고 주문한다.

이 책에서는 특히 드라마, 영화, 애니메이션, 전시회, TV 뉴스, 컴퓨터 모니터 등 이미지로 전달되는 기술문명의 내용에 집중한다. 이미지(영상)와 음성으로 전달되는 내용은 관객에게 하나의 감정적 상태를 구성하는데 그 기법은 너무나 익숙하고 효과적이어서 냉철한 비판과 비평, 즉 이성을 최대한 발동해서 바라보지 못하게 한다는 것이다. 수술대에 오른 환자의 몸을 가르고 내장기관을 보여주거나 광우병에 걸린 소가 비틀거리는 장면, 기름 범벅이 된 새와 기름을 닦아내는 사람들의 모습, before and after를 동시에 띄운 성형외과의 광고 화면 등을 보는 사람은 자극적이 시각 이미지가 넘쳐나는 영상 커뮤니케이션의 시대에 '우리는 무엇을 보는가'에 대한 판단을 흐린다.

이 책의 미덕은 우리가 특히 과학 기술문명을 바라볼 때 그 뒤에 숨은 '반전'을 알아채는 날카로운 시선을 지니라는 교훈을 준다는 점이다. 보이는 게 다가 아니다, 진실은 저 너머에 있다는 종류의 말로 비유할 수도 있겠다. 다이어트와 성형수술의 이면에는 심하게 말하면 말장난과 자본의 논리가 숨어 있으며, '미드'의 인기 종목인 메디컬 드라마와 수사 드라마에는 타인의 몸, 즉 인체와 생명에 대한 존엄성과 통제권의 문제가 가려 있고, 조류독감에는 공포를 조장하기 위해 분투하는 다국적 제약회사의 불쾌한 음모가 도사리고 있다는 식이다.

이성적이고 비판적인 시각은 특히 이 시대를 사는 인간에게 특히 중요한 자질이지만 현대의 기술문명을 실시간으로 수용하며 보듬어 안아야 할 우리는 생존과 직접 관련한 '기술'인 것 같다. '더 좋은 기술과 더 나은 문명이 가능하다는 믿음을 견지하고' 있는 지은이는 과학기술이 "사람과 사람 사이의 문제"라고 말한다. 그래서 과학기술 혹은 기술문명에서 슬픔과 고통을 느끼고 그 속에서 집착과 욕망을 알아채라고 한다. 왜냐하면 과학도 인간의 활동이고 문명은 우리가 살아가야 할 터전이기 때문이다. 즉 반과학적 세계관이 아닌 비관적 과학관이 필요하며 그것이 더 나은 사회와 문화를 탄생시킬 것이다.

텔레비전에 나오니까, 신문에 났으니까, 드라마에 나오니까 의심하지 않고 믿어버린 사실이 많았다. 그것이 근거 없는 타당성을 강화하고 사실화할 때 안일한 선택과 취향과 감상 태도로 굳어버린다는 것도 깨달았다. 숨겨진 사실을 파헤치는 순수한 탐구심이 아니더라도 더 나은 과학문명을 위해서라도 지은이의 가이드는 유용할 것 같다.

따옴표와 작은따옴표와 괄호가 너무 많이 나와서 집중과 이해에 방해가 되었다는 트집과 더 쉬운 말로 쓸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은, 명확한 논지와 적확한 강조를 위해 사용한 수단이라고 이해했다. 다만 몇몇 주제에 대한 태도는 평소 생각하던 것과 완전히 달랐는데(특히 '광우병 공포') 다양한 의견을 듣는 즐거움도 되었다. 문명의 관객은 늘 깨어 있고 강력한 비평적 태도로 지적할 줄 아는 무서운 관객이 되어야겠다. 물론 무대 위에 함께 올라 배우와 어울려서 훌륭한 연극을 만드는 관객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양장)
알랭 드 보통 지음, 정영목 옮김 / 청미래 / 2007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사랑을 해보지 못한 사람

사랑을 해본 사람

사랑하고 있는 사람

쉽게 말해 사랑이라는 궤도를 놓고 보았을 때 인생의 어느 곳 어느 때에 있다고 해도 읽을 수 있는 책이며

당신이 누구든 어디에 있는 무엇을 하든 심정이 어떻든... 읽어도 큰 도움과 용기와 위안을 얻을 수 있는 책. 

사랑에 대한 보편적인 의문과 괴로움과 가치 등 사랑의 여러 가지 모습을 솔직하고 담백하고 유머스럽게 그리고 있다.

책표지에 '소설'이라고 떡하니 써놨는데 '에세이지만 소설만큼 재미있다'고 해야 정확하다.

데뷔작이란 말을 듣고 놀란 다음 그때 나이가 불과 스물다섯이었다는 말을 듣고 좌절해버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인셉션 - Inception
영화
평점 :
상영종료


2010년 7월 롯데시네마 안양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