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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지구를 떠나지 않는다 - 죽어가는 행성에서 에코페미니스트로 살기
에코페미니즘 연구센터 달과나무 지음 / 창비 / 2023년 11월
평점 :
생소했다. 페미니즘에 대해서도 들어봤고 환경,생태를 의미하는 에코도 알고 있었지만 '에코페미니즘'이라니. 환경과 여성주의를 어떻게 연결지을까 궁금했다.
책 속에서 "에코페미니즘은 자본주의 가부장제가 생산적이라 규정한 것들에 내재한 파괴성을 드러내고, 기존 생산의 개념과 방식에 문제를 제기한다. 여성과 남성, 자연과 인간을 구분하는 이분법을 비판함으로써 자연을 착취할 자원이 아닌 연결된 존재로 보고, 상호돌봄에 기반해 관계를 재구성하고자 하는 이론이자 실천이다."라고 말한다.
요즘 환경과 관련된 이슈가 심심치 않게 보인다. 지구가 뜨거워 지고 있다, 빙하가 녹고 있다, 우리는 매일 플라스틱을 먹고 있다... 하지만 그 어느 것도 사람들의 일상에 깊이 그리고 지속적으로 파고 들지는 못하는 것 같다. 나조차도 환경이 매일 파괴되고 있다는 걸 알고 있지만 실천은 미미한 수준이니 말이다.
지구환경이 나빠진다고 해서 우리가 지구를 떠날 수 있을까. 부자들은 우주에 새로운 삶의 터전을 찾는다며 많은 돈을 투자하기도 하지만 하루하루 살아가는 일반적인 우리는 글쎄. 어떻게든 이 지구에서 살아남아야 할 것이다. 그럼 앞으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 그리고 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
이 책은 그 방향을 페미니즘에서 찾고 있다. 환경관련 이슈에서 뒤로 밀려나 있는 여성과 비인간을 그 화두로 삼는다. 1부는 어려웠고 2부, 3부에서는 고개를 끄덕였으며, 4부에서는 아하하고 머리가 반짝였다.
이 책의 키워드는 크게 두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연결과 돌봄. 우리 모두는 인간이든 비인간이든 서로 연결되어 있으니 서로가 서로를 돌보아야 한다. 여성으로서 할 수 있는 '돌봄'을(여성의 돌봄이 그 가치가 더 높아졌으면 하고 바란다) 지구로 확장시킨다면 에코페미니스트까지는 못 되더라도 아주 조금 더 나은 지구를 만드는데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 우리는 기후위기가 너무 압도적으로 큰 재앙이라 어떤 감점을 느끼고 어떤 실천을 해야 할지가 막막하다고 말한다. 인간은 두려움 때문에 기후위기와 생태위기를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취급하고, 은폐하면서 때로는 기후위기 부정론에 참여하기까지 한다.
🌍 가령 벌은 인간이 먹는 식량 작물의 75퍼센트를 수분하기 때문에 인류의 생존에도 필수적이다. 최근 전세계에서 벌의 실종이 큰 문제가 되고 있다.
-최근 읽었던 #꿀벌의예언 이 생각났다. 한국에서는 벌서 토종벌의 90퍼센트 이상이 사라졌다니. 꿀벌이 사라지면 인류에게 남은 시간은 단 4년이라는 문장이 두려움으로 다가온다.
🌍 무보수 재생산노동인 가사노동에 적합하다고 여겨지는 여성성의 속성들이 사실은 자연적 속성이 아니라 가사노동에 부여되는 하나의 노동기능일 뿐이라는 것을 밝혀야 한다. 그리고 이로써 가사노동의 탈성별화를 꾀하고, 가부장적 자본주의자들이 노동력 비용을 억제하기 위해 이 무보수 재생산노동에 부여한 '여성의 자질' '사랑의 노동'이라는 신화를 타파해야 한다.
🌍 우리가 서로 연결되어 있는 존재라는 것이 자명하다면, 나는 살기 위해 너를 죽이는 것이 아니라 너를 함께 돌볼 필요가 있게 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