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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으로 보는 동양사 만화라서 더 재밌는 역사 이야기 2
살라흐 앗 딘 지음, 압둘와헤구루 그림 / 부커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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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게시판을 살펴보다 보면 역사를 소재로 하여 관련 내용을 재미있게 설명한 글들이 많다. 그런 글을 볼 때마다 항상, 역사적 사실을 소재로 하여 내용을 나열하는 일은 누구나 할 수 있겠지만 어떻게 중간 중간 웃음 포인트나 재치있는 멘트를 할 수 있는가 굉장히 감탄을 해왔다.


‘전쟁으로 보는 동양사’는 그러한 글들을 단행본으로 묶어 출간한 책이다. 저자들 역시 위에서 설명한 글들을 올려온 사람들 중 하나이고, 첫 번째 책인 “전쟁으로 보는 서양사” 다음에 두 번째 책인 이 책(전쟁으로 보는 동양사)을 낸 것이다. 서점에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결과물을 내놓는 사람들이 굉장히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역사(역사교육)를 전공한 사람으로서 스스로도 언젠가 그렇게 되고 싶은 마음도 한 켠에 가지고 있기도 하다.], 기대를 하면서 배송된 책을 펼쳤다.


이 책은 동양의 역사에서 발생한 수많은 전투 중에서 초한전쟁, 황건적의 난, 탈라스 전투, 몽골(몽골제국의) 원정 및 전쟁(이슬람 지역, 유럽 지역, 남송, 일본, 베트남, 홍건적), 토목보의 변, 일본 오닌의 난, 오다 노부나가의 활동, 세키가하라 전투, 중국 근현대사의 사건들(1차 아편전쟁, 태평천국 운동, 청일 전쟁, 만주 사변, 난징 대학살, 제2차 국공내전), 일본 근현대사의 사건들(러일 전쟁, 만주사변, 진주만 공습), 제2차 세계 대전(미드웨이 해전, 과달카날 전역, 필리핀 탈환, 일본 본토 공습, 히로시마 원폭 투하), 세포이 항쟁 등을 소재로 하였다. 내용 자체는 역사적인 사건들을 다룬 것이라 스포일러라 할 것이 없지만, 그것을 설명하는(독자에게 나타내는) 방식이 활자가 아닌 그림이기 때문에 보다 직관적으로 내용을 전달하였다. 따라서 어느 정도 역사의 흐름을 알고 있는 독자라면 편한 마음으로 페이지를 넘길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나 이 책을 읽으면서 만약 역사적 배경지식이 없는 독자라면 내용을 피상적으로 이해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아닌 걱정도 들었다. 만화이기 때문에 모든 내용을 짚고 넘어갈 수 는 없을 것이고, 묘사에 있어서도 분명히 노력과 지면상의 한계가 분명히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책의 분량상 전근대의 절반 이상을 몽골과 주변 국가의 전쟁에 할애한 것도 아쉬움이 컸다. 조금 더 고른 분량으로 전근대 시기의 사건과 전투를 소재로 하였다면 조금 더 통사적인 느낌으로도 접근할 수 있었을테니 말이다. 만약 저자들이 후속편을 출간하신다면, 다루지 못한 소재들을 다뤄주신다면 구매해 살펴보고 싶다.)


그렇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역사적 배경 지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흥미 본위의 독서를 하거나, 또는 독서로 얻은 흥미로 역사적 사실에 접근한다면 보다 심화된 학습으로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역사적 사건에 흥미를 느낄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리라고 본다. 역사적 사건들을 다룬 책은 시중에 많지만, 그것에 흥미를 느껴 책을 집어들고 독서를 시작하는 사람은 소수이기 때문이다.


글을 마무리하면서, 책 서문을 여는 글귀가 굉장히 인상적으로 느껴졌다. “겪어보지 않은 자에게 전쟁은 달콤한 것이다.” 전쟁을 경험한 세대는 반전(反戰)을 추구하고, 직접 전쟁에 참여해보지 않은 세대는 강경한 대응을 해야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 것처럼 말이다. 전쟁은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굉장히 의미가 깊은 사건이다. 이를 통해서 교훈을 느끼고 싶은 사람이라면 누구든 이 책을 읽어보면 좋을 듯 하다.


* 본 서평은 부흥 카페 서평 이벤트(https://cafe.naver.com/booheong/224695)에 응모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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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노 유목제국사 - 기원전 209~216 유목제국사
정재훈 지음 / 사계절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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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이름은 가지고 있던 중국사 개론서의 공저자로 참여하였기 때문에 알고 있었습니다. ‘중국역사의 이해’( 강길중, 박종현, 정재훈 / 경상국립대학교출판부 / 2009. )라는 책인데, 시중에 이미 ‘동양사개론’(신채식)이나 ‘한국인을 위한 중국사’(신성곤, 윤혜영) 등과 같은 유명한 개론서들이 많았지만, 이 책 또한 대학 교재를 염두에 두고 저술된 책이고 사진자료가 많아 분명히 상호보완이 될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하여 즐겁게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중앙아시아 관련한 도서로는 ‘아틀라스 중앙유라시아사’(김호동), ‘중앙아시아사’(피터 B. 골든)를 읽어본 것이 전부였고, 중앙아시아와 관련하여 한 시대(혹은 한 민족)를 대상으로 하는 책을 읽어보는 것은 처음이라 기대가 되었습니다.

‘흉노 유목제국사’(정재훈, 사계절출판사, 2023)은 흉노의 탄생부터 멸망까지의 역사를 시대순으로 다루고 있는 책입니다. 저자는 흉노에 대해서 다룬 사마천(司馬遷)의 ‘사기’ 그리고 노용 올(Noin Ula) 유적 등을 토대로 물질자료와 문헌자료를 최대한 활용하여 일관된 흐름으로 그들의 역사를 정리하고 있습니다. 이 책은 국내 저자가 ‘흉노’(흉노의 역사)를 주제로 집필한 거의 유일한 책이라는 의미가 있는 책으로 보입니다. 국내에서 출간된 그간의 흉노 관련 도서들을 살펴보면 외국 저자의 책의 번역이거나 고고학 책이었는데, 그 간극을 채워줄 수 있는 역사서가 나온 것 같아 굉장히 의미있는 독서 경험이었던 것 같습니다.

‘흉노 유목제국사’는 어려운 단어에는 한자 병기와, 필요한 부분에는 그때그때마다 각주를 페이지 아래에 실어 의문을 바로바로 해결할 수 있게 하였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두꺼운 학술 서적에 대하여 가지는 편견(?)인 글씨만 가득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사진 자료와 지도 등 내용의 이해를 도울 자료들도 함께 제시하고 있어 텍스트 독해의 부담이 덜하였습니다.

다만 저자는 ‘사기’나 문헌 자료들에 대해서 무조건적으로 신뢰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이를 전반적으로 신뢰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그 부분이 혹자는 문헌 자료들의 서술에 맞추어서 논지를 전개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으로도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만약 별점을 줄 수 있다면, 이 책은 5개 만점에 5개[ ★★★★★ ]입니다. 다루는 내용과 충실성, 완성도가 굉장히 높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 책은 중앙아시아사나, 중국 고대사, 흉노 등에 대하여 관심있는 분들이 읽으면 굉장히 좋을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위에서도 언급하였지만 역사학 차원에서 ‘흉노’를 단일하게 다룬 책으로는 거의 유일한 책이기 때문에 다른 선택지가 없습니다. 다만, 만만하지 않은 책 가격이나 이 주제에 대하여 관심이 없는 분들이 읽기에는 조금 무거운 책이 아닐까 합니다. 그러나 이 책이 굉장히 의미가 있고 다루는 주제에 대하여 굉장히 충실한 책이라고 봅니다! “인궁지국(引弓之國)”과 “관대지실(冠帶之室)”의 역사(p154)에 대하여 궁금하신 분들에게 적극 권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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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동남아 - 30개의 주제로 읽는 동남아시아의 역사, 문화, 정치
강희정 외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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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시작하겠습니다. (서평 작성 편의상 존댓말을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동남아시아사의 역사는 교육과정에서 깊게 다루어지지 않는다. 한 예로, 한국 고등학교 세계사 과목에서 이전의 교육과정(ex) 2009 개정 교육과정)과 달리 새롭게 개정된 현행 교육과정(ex)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더욱 분량이 줄어들었다. 시대 순으로 서술되며 고대의 역사까지 (간략하게라도) 서술되어 있던 이전 교육과정과 달리 지금의 교육과정에서는 학습자의 부담 감소를 이유로 기존의 세계사 교과서보다 100페이지 이상 교과서의 분량 자체가 감소하고 및 각 지역별 전통 시대의 역사를 먼저 다루고 서양사(유럽사)를 먼저 다루다보니 동남아시아의 역사는 인도 부분에 부수적으로 덧붙여지는 부분 정도로 분량이 조절되었기 때문이다. 분명 지구상에서 적지 않은 역할을 해온 곳인데 이렇게까지 적은 분량으로 다룰 수 있는 국가는 아닐텐데 말이다. 물론 단순하게 생각해서 ASEAN을 구성하고 있는 국가들만 10개국이나 되니, 이들의 역사를 각각 세어봐도 일(1)국사가 아닌 십(10)국사가 되기 때문에, 양도 많고 부담이 될 것이다. 그렇지만 다루지 않을수는 없기에 이러한 부분들에 대해서 역사학자라면, 혹은 현장의 교사라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있을지 고민해보아야 할 것이다.

이 책은 1명의 저자가 일관된 논지로 서술한 책이 아니라, 여러명의 필진이 다양한 주제로 동남아시아와 관련된 주제로 쓴 글들을 하나의 단행본으로 묶은 책이다. 따라서 정통 역사서라기보다는 거시적 측면에서 동남아시아를 바라본 글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을 보기 전에는 동남아시아 역사를 정리하는데 이 책을 도움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바람이 있었지만, 그러한 바람은 책을 받아보고 읽어보면서 사라졌다고 보아도 상관없다. 그렇지만 이 책이 본격 동남아시아 통사를 표방한 것이 아니고, 무엇보다 동남아시아 통사는 요 근래에 많이 출간되었기 때문에 검색해서 찾아보면 금방 알아볼 수 있다.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동남아시아(사) 관련하여 소장하고 있는 책, 읽어본 책 등을 소개하고 싶다.


이 책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다. 1장은 역사, 2장은 문화, 3장은 정치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각 장마다 부제목이 달려있는데, 이 부제목들이 동남아시아 역사, 동남아시아 문화, 동남아시아 정치를 비유적으로 잘 표현하였다는 생각이 든다. 하나의 예시로 1장(역사)의 부제는 “지워지지 않는 제국의 유산”인데, 이와 관련되 소재로 쓰여진 글들이 흥미를 불러일으켰다. 예를 들어 1장에서 동남아시아의 문화재에 대하여 다룬 부분(“4. 문화재 반환”)에서는 제국주의 국가들이 문화재를 만든 국가들의 허락없이 무단으로 반출한 문화재들에 대해서 다루고 있는데, 이러한 역사의 거대한 흐름 속에서도 그들의 문화재를 지켜주려 노력했던 서양인들의 사례를 보여주며(미시적인 측면의 사례들을 소개한 것이다.) “식민주의의 거대 담론에서 개인은 소멸된다.”(p.059)라는 다시 거시적인 측면의 문제의식까지 소개하니 굉장히 흥미로웠다. (필자는 역사 측면을 중심으로 책을 읽었으니 나머지 장의 내용들은 직접 찾아서 읽어보기를 권한다. 책의 특성상 글들의 내용이 독립적이라 하나하나를 소개하는 것만으로도 해당 부분의 글이 말하고자 하는 내용의 절반 이상을 알게 된다. 따라서 이를 더 소개한다면 슾일러 아닌 스포일러(?)가 될 것 같아 내용 소개는 여기서 줄이겠다.


그렇다면 이 책은 누구에게 도움이 될까? 필자는 ‘동남아시아’라는 단어의 의미를 가볍게 알고 싶을 때 추천하고 싶다. 동남아시아에 관심을 가지는 누구나 이 책을 찾아볼 수 있다. 앞에서 줄이긴 했지만 최근의 코로나19같은 전염병과 관련하여 다룬 소재도 있는등 굉장히 최근의 사례들까지 반영한 글들이 있어 글을 작성하는 시점(2022년 10월) 기준으로도 굉장히 신선한 글들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과제 혹은 대학교에서 동남아시아 관련 지역학 강의를 수강하는 사람들도 이 책으로부터 소재와 문제의식을 가져갈 수 있을 것이다. 역사, 문화, 정치에 관련된 28개의 짧지만 허술하지 않은, 영양가 있는 글들이 수록되어있기 때문이다. (필진이 총 6명인데 모두 대학교에서 동남아시아 관련 전공을 하신 분들이라 질낮은 정보를 실으셨으리라고 생각은 들지 않는다.)


책의 디자인과 관련하여서는 동남아시아를 상징하는 다양한 그림들로 표지를 장식하였고, 내가 동남아시아에 대해서 모르는 것이 많았구나 하는 생각을 들게 만드는 생동감있는 사진들과 삽화들을 볼 수 있다. 특히 실린 사진들이 대부분 컬러이기 때문에 단순 참고용이 아닌 현장감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다. 일반적으로 대학교재와 같은 전공서적에는 사진 혹은 삽화가 실려도 대부분 흑백으로 보기 때문에 건어물같은 느낌을 많이 받았는데, 이 책에 실려있는 시각 자료들은 활어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만큼 책장을 넘기는 것이 즐거웠다는 의미라고 봐주시면 될 것 같다.


그러나 필자의 입장에서 책을 접하게 된 1차적인 목표에는 이 책이 부합하지 않는다. 일단 나는 책을 읽고 만족하였지만, 동남아시아 역사를 공부하기 위하여 이 책을 읽어보는 것은 시간낭비일 것이다. 주제별로 서술되어 있기 때문에 동남아시아 역사 전체를 다루는 것이 아니고, 주제별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동남아시아 역사의 큰 그림을 그릴 수는 없다. 다른 글에서 더 자세히 소개하겠지만, 대한교과서(지금은 출판사를 옮겨 개정판이 출간됨)에서 세계각국사 시리즈의 일환으로 출간된 “동남아시아사 - 전통 시대”(최병욱 저), 근래에 펀딩하여 성공적으로 출간된 “동남아시아사”(소병국 저) 등이 있다. 다행히도 필자는 최병욱 저를 이미 가지고 있어 이 ‘키워드 동남아’ 책을 읽기 전에 읽어보았는데, 그 책을 통하여 배경 지식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다양한 주제를 소개한 이 책을 통해서 동남아시아 역사에 대한 인식을 보충할 수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모든 책이 역사 전공자를 위해서 쓰여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 책은 오히려 훌륭한 입문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우리가 잘 모르는, 혹은 정확히 모르는 동남아시아를 한번 접해보고 싶다면 이 책은, 그러한 사람들을 위해 권할 수 있는 좋은 양서이지 않을까 생각하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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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이해
손영호 / 학지사 / 199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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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런 책을 대학교 역사학개론 수업 때 알았더라면 좋았을텐데 하는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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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생일문 - 단 한 번의 삶, 단 하나의 질문
최태성 지음 / 생각정원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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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시작하겠습니다. (서평 작성 편의상 존댓말을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이 책의 저자인 최태성 선생님을 처음 알게 된 것은 고등학교 3학년 때 수능 시험을 준비하면서였다. 인터넷 강의 쪽에는 내로라하는 강사들이 정말 많았었는데, 그 중에서 최태성 선생님의 강의를 선택한 것은 EBS에서 강의를 진행하셨기 때문이었다. 접근성과 비용이 모두 만족스러웠기 때문에 선택하였고, 그 결과 다른 과목은 몰라도 한국사만큼은 공부할 때 즐겁게 다음 시간을 기다릴 수 있었다. 이후 최태성 선생님이 학교를 그만두시고 강연 등 외부활동에 집중하시는 것을 보면서, 선생님이 (우리) 역사에 대해서 가지고 계신 열정이나 진심이 정말 대단하다는 것도 다시금 실감할 수 있었다. (이하부터는 작성 편의상 최태성 선생님대신 저자로 작성하고자 한다.) 저자가 수험서가 아닌 역사를 소재로 책을 내신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여러 책들 중에서도 그 전에 읽은 책으로는 현역으로 군복무하던 시기에 읽었던 역사의 쓸모라는 책이 있었는데, 역시 흥미로웠지만 개인적으로는 짧은 분량과 평이한 편집에 아쉬웠다. 그런데 이 책은 위 책에서 아쉬웠던 부분을 잘 개선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역사의 쓸모역시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은 4개의 대주제(‘’(나를 여는 열쇠, 질문), ‘’(마음을 듣고 깨우치다), ‘’(변화로 가는 길을 여다), ‘’(어떤 흔적을 남길 것인가))와 대주제별로 5개씩 소주제가 있어 총 20개의 이야기가 담겨 있는 셈이다. 그리고 각 소주제마다 도입부에 그래픽 등으로 편집된 일종의 인트로가 있다. 이러한 편집은 마치 지식채널e’를 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실제로 지식채널e 방송을 책으로 출판한 단행본의 편집도 이와 비슷하다). 그래도 일반 독자라면 곧바로 빽빽한 글자를 접하는 것보다 훨씬 독서를 시작하는데 괜찮을 것이다.

 

첫 번째 대주제()는 인생을 살아가면서 자신이 한번쯤 고민해보아야 하는 질문을 제시하고 있다. “자신의 유언은 무엇인가?”, “나의 때는 언제인가?”, “나는 누구로 살 것인가?”,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 “무엇이 나의 가슴을 뛰게 하는가?” 두 번째 대주제()는 마음에서 우러나온 소리(진심이라고 표현하면 좋을 것 같다)듣고이를 실천에 옮긴 사례를 이야기하고 있다. 세 번째 대주제()는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 문제에 직면하여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을 열었던 사례를 이야기하고 있다. 네 번째 대주제()는 인생을 살아간 후 어떤 것을 남겨야하는지고민했던 사례를 무늬에 빗대어 이야기하고 있다.

 

역사를 업으로 하고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역사교육 전공) 책을 다 읽는데 반나절도 채 걸리지 않았지만, 이 책은 소주제마다 끝부분에 소재로 다룬 역사적 사건이나 인물에 대해 지면을 할애하여 설명을 하고 있기 때문에, 배경 지식이 많이 없더라도 어렵지 않게 감동과 역사 지식 모두를 챙겨갈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20개의 소주제들이 모두 일종의 화두를 던져준다고 느꼈기 때문에 모든 내용을 이야기하는 것보다 1, 2가지 정도 이야기하고 서평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1) 누구를 믿을 것인가 (9번째 소주제)

이 부분에서는 이황과 김정희를 중심으로 신뢰의 조건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저자는 그것을 한결같음으로 표현하고 있다. 나 역시 이리저리 흔들리지 않고 항상 변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다른 사람의 신뢰를 얻는데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점에서 이황의 한결같은 모습은 우리가 성리학자라고 해서 이른바 꼰대로 표현되는 보수적인 모습만 가졌을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없애준다. 그가 학문의 깊이와 신분의 지위고하에 상관없이 모든 사람을 존중하는 모습에서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존중’, ‘배려’, ‘예의등이 무엇인지 생각할 시간을 가지게 한다. 이황 뒤의 김정희의 이야기는 짧게 소개되는데, 그가 유배를 떠나게 되었음에도(심지어 그 중에서도 강도가 센 위리안치(圍籬安置)형을 받아 제주도로 가게되었다.) 그의 제자 이상적은 김정희를 외면하지 않고 서책을 가져다주는 등 많은 도움을 주어 그 고마움을 그(김정희)의 역작인 세한도(歲寒圖)’에 남겼다고 한다. “지금 그대가 나를 대하는 것을 보면, 내가 곤경을 겪기 전에 더 잘 대해주지도 않았고 곤경에 처한 후에 더 소홀히 대해주지도 않았다. 그러나 나의 곤경 이전의 그대는 칭찬할 만한 것이 없겠지만, 나의 곤경 이후의 그대는 역시 성인으로부터 칭찬을 들을 만하지 않겠는가?”라는 표현에서 한결같음이 가지는 힘이 작지 않음을 크게 느꼈던 것 같다.

 

(2) 부의 비밀은 무엇인가 (17번째 소주제)

이 부분에서는 실제로 부의 비밀이 무엇인가이라기 보다는 부를 가진 사람이라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가가 적당하지 않을까 하는 내용이었다. 양란 이후의 유명한 조선 상인으로 제주도 출신의 거상 김만덕을 중심으로 내용이 꾸려져 있는데, 그녀는 자신의 힘든 상황에서 포기하지 않고 기생 신분을 벗어났으며, 제주도의 수요 높은 말총 등 특산물을 육지에 팔아 부를 쌓았다. 그리고 18세기 말 제주도에 찾아온 태풍으로 인해 식량 사정이 악화되자 사재를 내어 구휼에 힘쓴 그녀의 모습은 오늘날에도 귀감으로 삼을만한 것 같다. 김만덕은 정조가 그녀의 이야기를 듣고 상을 내린다고 하였을 때, 상 대신 소원으로 서울에 가보는 것 그리고 금강산 유람만을 원하였다. 당시 제주도에는 출륙(出陸)이 금지되어 있었고, 기생 출신이었기 때문에 벼슬(당시 의녀반수(醫女班首)’ 벼슬을 받았다.)을 받아 왕을 만났는데, 이러한 사례는 조선 왕조에서 전대미문의 일이었다. 전통 사회에서 그녀가 보여준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그 당시보다 많은 차별과 현실적 제한이 사라진 오늘날까지도 살아있다. 진정한 는 그것을 이루는 것뿐만 아니라 그것을 어떻게 사회에 돌려줄 수 있을지까지 고민해야 그 의미가 완성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두 가지 이외에도 책에서는 더욱 흥미로운 역사 속 이야기들을 전하고 있다. 역사를 통해서 우리는 무엇을 배워야 할까? 이는 사람마다 이야기하는 답이 다르고, 이야기하는 시기마다 다를 것이다. 이 책은 그 답안들 속에서 뽑아낼 수 있는 사실들을 딱딱하지 않고 생생하게 이야기하고 있다는 점에서 역사에 관심이 있는 누구에게나 일독을 권할 수 있는 책이다.


본 서평은 부흥 카페 서평 이벤트(https://cafe.naver.com/booheong/191474)에 응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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